그동안 행복이의 작품들이 뜸했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바쁘기도 했고 사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관심사가 바뀌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다가 요즘 글을 직접 써서 올리는 활동까지 있다 보니 레고를 할 시간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시간이 날 때마다 방에서 부스럭 부스럭거린다 싶었는데 레고로 간단한 퍼즐들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휴대폰을 보면서 게임하고 유튜브만 보는 아이들과 비교하면 감사한 일이라 여겨야겠죠.
레고로 지금까지 만든 여섯 가지의 퍼즐을 제게 보여주면서 해결해 보라고 합니다. 두뇌운동을 시켜주려는 모양입니다.
첫 번째는 '컬러 퍼즐'입니다. 정사각형 판 안에 형형색색의 블록들을 모두 채워 넣는 방식입니다.
행복이는 이 퍼즐이 가장 난도가 낮다고 해서 첫 번째로 순서를 정했습니다. 당연히 저도 맞추기는 했는데 쉽다고 보기에는 만만찮았습니다.
두 번째는 'Four'입니다.
세 개의 F가 들어간 공간 안에 또 하나의 F를 집어넣는 퍼즐입니다. 그림만 봤을 때는 어려워 보입니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빈 공간을 계산하면 충분히 새로운 F를 넣을 정도의 면적은 나오니까요.
물론 이 또한 해결은 해냈습니다. 저희 부자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서로를 잘 아니까 서운할까 봐 못 푸는 척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앞 단계보다는 확실히 어렵기는 했습니다.
세 번째는 'Circle in the box'입니다.
더 동그란 모양의 블록들을 정육면체 모양의 상자 안에 집어넣으면 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가장 오래 걸리기도 했고요.
동그라미들을 계단 형식처럼 집어넣는 게 포인트더라고요.
네 번째는 'AAA'입니다. F를 넣는 퍼즐과 비슷한데 대각선으로 되어있으니 잘 끼워지지 않아서 가장 오래 걸린 퍼즐이었습니다.
약간의 힘으로 욱여넣어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모든 일을 정석대로 또는 순리대로만 하는 게 아니라 가끔은 무리를 할 때도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듯해서 흥미로웠습니다.
다섯 번째는 'LOVE'입니다.
사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들이라 그런지 하트 모양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 퍼즐도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V 모양 때문이었죠.
답을 찾아내고 나니 행복이가 말합니다. "어? 이렇게도 풀 수 있었네"라고 말이죠. 생각했던 답이 하나였던 모양입니다. 인생의 답은 하나이며 그 답을 얻지 못하면 인생에서 실패했다며 좌절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고민해 보면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퍼즐이었습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 게임은 YES 퍼즐입니다.
이 세 개의 블록을 이용해 좌우대칭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간단해 보이지만 제법 어려웠습니다.
여섯 가지의 두뇌 게임 모두를 잘 풀어낸 덕분에 아빠로서의 위신이 좀 서기는 했습니다. 행복이는 '음, 제법인데?'라는 눈치입니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 주며 브런치 글로 올려주겠다고도 말해줬죠.
이런 활동이 계속 이어져서 행복이가 하고 싶은 일로도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이런 건전한 취미생활은 언제나 환영이니까요. 계속 쌓이는 레고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렇게 분해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유도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