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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08. 2024

헌혈의집 탐방기, 이번엔 잠실이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연말인 12월은 무언가를 차분하게 마무리하면서 되돌아보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예외적인 사태들이 연속적으로 생겨서 심란한 마음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본연의 할 일들은 또 해나가는 게 우리의 인생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난주 오랜만에 헌혈의집을 찾았습니다. 몇 번 언급드렸지만 회사에서는 좋은 일에 동참하기 위해서 헌혈휴가를 운영하고 있어서죠. 그렇지만 이 휴가를 적극적으로 쓰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만 해도 열 분 중에서 쓰시는 분은 딱 다섯 분 정도였으니까요. 어른도 주삿바늘이나 피를 뽑는 일을 두려워할 수 있으니 존중해 줘야겠죠.


저는 어린 시절 잔병치레가 많아서 주사를 자주 맞아서인지 주사를 무서워하지 않아서 그런지 피 뽑는 일에 대한 거부감은 없습니다. 되려 제 피를 써야 하기에 약식으로라도 건강검진까지 해주니 그 또한 장점이 되기도 하죠.



이번에 간 방문하게 된 곳은 새로운 곳이었습니다.


그동안 방문했던 곳은

1. 동서울터미널센터(강변역)

2. 건대센터

3. 천호센터

4. 수유센터 정도였는데


이번에 다섯 번째로 잠실역 환승센터에 위치한 헌혈의집을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멀지도 않은 곳이었고 그 근처에서 일정도 있었던지라 잘되었다 싶었죠. 그런데 지도상으로 보이는 위치와는 다르게 찾는데 꽤 애를 먹었습니다.




결국 전화를 걸어서야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가본 적이 없는 방향이어서 헷갈렸던 모양입니다. 이번에 롯데월드타워와 함께 생긴 지하 버스 환승센터 옆이라 한 번만 와보면 찾기는 쉽겠더군요.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한 잠실역센터는 그동안 갔었던 다른 헌혈의집보다 공간이 상당히 좁아서 놀랐습니다. 일단 헌혈을 할 수 있는 의자도 딱 네 개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빨리 채혈이 되는 전혈만 가능하다고 적혀있기도 했죠. 아무래도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지역이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다행인 점은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주삿바늘이 좀 덜 아팠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바늘을 꽂는 숙련도의 차이가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채혈을 하는 동안 잠시 고민을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기념품은 제일 실용성이 높은 커피교환권으로 선택했습니다. 이제까지 기념품으로 대부분 선택되던 해피머니상품권은 티몬 위메프 사건 이후로 완벽히 자취를 감췄더군요.




그런데 손톱깎이 세트는 왜 있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는데 군인장병들이 휴가 복귀를 하기 전에 헌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념품을 많이 받아 간다고 하더군요. 부대 안에서는 구하기 힘든 물건이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그 이유를 듣고 나니 여러모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헌혈을 잘 마무리하고 나오면서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는 사실을 하나 확인합니다. 올여름에 헌혈의집이 세 곳이나 문을 닫게 되었다는 뉴스였는데요.




 아이러니한 사실은 참여자가 점점 줄어서 혈액수급은 쉽지 않은 상황이고 센터까지 문을 닫고 있지만 의료대란으로 인해 수술이 줄어들어 수급에는 숨통이 좀 틔여있다는 소식이었죠. 나비효과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나는 이야기입니다.




올해 남은 기간 제가 누군가를 위한 좋은 일을 더 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또 기회가 생긴다면 기꺼운 마음으로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당연히 내년에도 마찬가지고요. 늘 그렇듯 따뜻한 마음들이 널리 퍼진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거짓말 같아 보이겠지만 피 뽑는 일도 자주 하면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취미가 뭡니까?", "헌혈입니다."이 얼마나 멋진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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