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버지'보다 '아빠'로 불리고 싶은 이유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지난주에는 재미난 주제가 가족들과의 대화에서 등장했습니다.


바로 '아들은 언제 아빠에게 아버지라고 해야 하는가'였죠.


제 기억을 돌이켜보면 제가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게 된 건 중학교 때였습니다. 아버지가 그러셨는지 엄마가 그러셨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동생과 함께 그때부터 그 호칭을 사용하게 되었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으니 원래 다들 그렇게 하는 건가 보다 하며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남편이 되고 한 아이의 아비가 되고 나니 '아빠'라는 호칭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어렵게 태어나고 처음으로 '어우어우'하며 옹알이를 시작하다가 '어부어부'로 넘어가고 '아바아바'를 거쳐 "아빠"가 되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아빠라는 어휘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가치는 그때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이 표현에 대한 애착도 컸고 조금 더 오래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이들에게도 의향을 물어봤더니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은 제가 더 이 표현에 대한 애착이 엄청 큽니다.

제가 중학교 시절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면서부터는 아비라는 존재에 대한 권위나 우러러보는 마음이 생겼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빠라고 불렀을 때의 친근함과는 많이 멀어졌다는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었으니까요. 그 이야기는 예전에 한 번 부모님께 드린 적도 있었습니다.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하니 아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눴더니 아이들도 그리 원치 않더군요. 사춘기가 왔다 갔다 하는 시점에 굳이 이런 부분으로 불필요한 어색함을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결국 합의를 끌어냈습니다. 취업이나 결혼을 하는 시점에는 무조건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바꿔서 부르자고 말이죠.


저도 그때쯤이 되면 아버지라고 불리는 편이 낫겠다 싶습니다. 사실 주위에 결혼을 한 또래 동료 중에도 '아빠'라는 호칭을 쓰는 분들을 봤는데 그건 제가 봐도 좀 어색해 보였거든요.




사실 호칭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꽤 중요한 문제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도 녹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족에 한해서는 호칭보다 상대방에 대해 가진 마음이 어떠냐 그러니까 서로 간의 애착, 배려, 존중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칭을 바꿈으로써 얻으려는 효과를 제 말과 행동에 더 신경을 씀으로써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말이죠. 지금도 아이들과 대화를 자주 나누고 하루에 한 번 이상 무조건 안아주고 있으면서 유대감과 애착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게 지금은 아버지라는 호칭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까운 예로 저희 회사에서는 현재 과장 직함으로 오래 근무 중이신 분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차장 대우'라는 직함을 줍니다. 일종의 예우 차원이죠. 그런데 후배들이 본인을 차장으로 불러주지 않는다며 매번 불만을 토로하시는 선배가 계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평소 선배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보다는 호칭에만 집착하는 모습에 오히려 반감이 들어서 꼬박꼬박 선배님이라고 불러드렸습니다.


호칭만으로는 그 사람의 권위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때 정말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죠.




결국 고민 끝에 다시 한번 그렇게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아빠'라고 부른다고 해서 제 권위나 아빠로서의 가치가 떨어지지도 않으며 자식 교육을 못 시켰다는 소리를 들을 일도 아니니까요.


정답이 없는 문제를 고민하려니 잠깐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금세 정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의 아빠니까 그건 저와 아이들이 합의해서 정하면 된다고 말이죠.


그리고 가장 큰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아이들이 자기 전에


"잘 자,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는데

"잘 자, 아버지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뭔가 이상하잖아요.


한 줄 요약 : 아버지라고 불리면 아이와 너무 멀어지는 느낌이 들까 봐 아직은 좀 더 아빠라고 불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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