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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n 20. 2024

180. 중독이 되어가는 결심 32일 차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런린이 #펀러닝 #나이트런 #중독


    오늘도 달렸다. 날이 더워서인지 하루종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제까진 달리러 갈 시간이 되면 몸이 가벼워졌는데 오늘은 영 달랐다. '나가지 말까?' 이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일단 나가서 그냥 걷던지 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나서부터 서서히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하더니 트랙 위에 섰을 때는 나도 모르게 달리고 있었다. 가볍게 천천히 1km를 달리자 숨이 차올랐다. 2km를 달리자 숨이 골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5km가 채워지고 나니 더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것이 달리기가 가진 진화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애초에 이기적이고 게으른 생명체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관점을 만들어내 자신을 합리화하고, 현재의 상황이나 관계에 대해서 감탄고토를 반복한다. 그런 인간은 달리지 않아도 된다면 절대 달리지 않는다. 그런 인간이 달려야 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엄청 긴급한 상황일 것이다. 이기적인 행동이나 자기 합리화조차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틀림없다. 초기의 인류들은 그럴 때 달렸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간이 달리기 시작하면 몸은 불필요한 일들을 중단시킨다. 오로지 달리는 것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그래서 달리면 잡생각, 쓸데없는 생각, 불안, 초초, 우울, 공포 같은 것들이 사라진다. 그런 게 사라지니 오로지 달리는 것에만 집중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집중을 해버릇하면 집중을 잘하는 능력이 생긴다. 


    무언가에 집중했을 때의 즐거움. 몸은 집중을 돕는 방향으로 신체의 메커니즘을 바꿔주고, 머리는 순수하고 깨끗해지고 그 순간의 쾌감. 그 쾌감이 무거운 몸이 다시 뛰게끔 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를 알지 못해도 실제 두 발을 허공으로 띄워 달리는 사람들은 안다. 내일 몸이 무거워질지라도 다시 트랙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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