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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n 28. 2024

185. 다시 험해진 트랙을 달린 결심 37일 차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런린이 #펀러닝 #나이트런 #후텁지근


    오늘도 달렸다. 하루 만에 트랙은 후텁지근해졌다. 공기 자체가 개운하지 않았다. 습하고 끈끈했다. 하루종일 달궈진 트랙의 도료가 배어 나와 공기 중에 떠도는 듯했다. 


    해가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본격적으로 움직일 무렵부터 사람들은 트랙으로 나왔다. 6시 무렵이 되면 트랙은 혼잡해진다. 2~3개의 동호회도 모임을 갖는다. 반려견과 산책을 마치고 스탠드에 앉아서 사람들이 달리는 걸 구경했다. 


    20~30대가 80~90%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잘 달린다. 10~20% 정도만이 40대 이후인 것 같았다. 이 분들도 잘 달린다. 달리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백인백색이다. 같은 폼으로 달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생각해 보면 당연했다. 모두 키도 다르고, 몸무게도 다르고, 다리 길이도 다르고, 운동 경험도 다르니 폼이 같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보고 있으면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다. 중심이 뒤로 넘어가 있거나, 엉덩이가 빠져 있거나, 다리가 너무 뒤쪽으로 가 있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내 폼도 완전하지 않으면서 남의 폼을 보면서 평을 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저지르는 실수가 어떤 것인지를 확인할 겸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문제는 트랙에 내려가면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보기 좋았던 폼을 흉내 내보지만 내 것 같지 않았다. 나도 잘못된 자세를 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후텁지근한 트랙은 자세를 더 나쁘게 했다. 고개를 쳐들거나 숙이게 했고, 팔을 떨구게 했고, 호흡을 방해하고, 발을 끌리게 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진 트랙이 이 정도인데 6시부터 달리는 사람들의 의지와 실행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각자의 폼과 각자의 페이스로 험난한 트랙을 매일 찾는 이들을 보면서 오늘도 결심을 이어가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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