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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n 28. 2024

186. 하루도 아프지 않은 날이 없었던 결심 38일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런린이 #펀러닝 #나이트런 #근육통


    오늘도 달렸다. 주중 3연런의 세 번째 날. 목요일 밤도 트랙과 함께 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는 많다.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관계, 스타일, 가치와 신념, 정서적 환경 같은 것도 반복된 실수의 원인이 된다. 또는 본인이 갖게 된 인지편향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같은 것들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한다. 


    보통 실수는 부지불식간에 하게 되는데, 실수 후에는 성찰이나 반성보다는 합리화에 치중하는 것이 또 인간이다. 합리화도 자기 관점에서 하면 문제가 없다. 문제는 타자의 관점에서 나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메타 인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자기 객관화를 들고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주요한 판단 시점에서의 선택과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고, 성찰에 따른 개선도 크게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처음 달리기 시작했을 때는 비루해진 체력 때문에 곳곳이 아팠다. 달리기에 대한 잘못된 인지편향도 있었고, 올바른 정보도 없었다. 무작정 시작한 건 잘한 일이었지만 무모하기도 했었다. 곳곳에 통증이 생기는 것은 잘못된 자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이후에는 통증 없이 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렇게 하나 둘 통증을 잡아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것과는 별개로 통증 없는 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체력이 올라왔고 심폐기능도 처음보단 많이 좋아졌다. 하체운동은 근력운동을 했을 때부터 해왔기 때문에 약한 건 아니었다. 다만 새로운 통증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조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거리와 속도가 개선되고 있었다. 


    그냥 잘되는 것을 반복하면 되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쓸데없이 자꾸 여러 가지 주법을 흉내 내 보고, 케이던스를 바꿔보고, 페이스를 올려보고, 아름답게 달리는 폼을 따라 해 보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어렵게 찾은 통증 없는 폼의 기억은 흐려졌다. 그리고 새로운 통증이 찾아왔다. 그래서 매일 통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아파 죽겠는 통증은 아니고 운동 후 나타나는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이었다. 


    솔직히 아직도 내 달리기 폼이 맘에 들진 않는다. 그게 나에게 딱 맞는 폼인지에 대한 확신도 들지 않는다. 나에게 찰떡같이 맞는다면 달리면서 너무 편할 거 같은데, 찰떡처럼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매번 새로운 시도가 추가되었고 근육통도 함께 추가되었던 것이었다. 


    사실 오늘도 어쨌든 찾아 놓은 안 아픈 폼으로 달리면 됐었다. 그런데 굳이 자세와 케이던스를 변형했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페이스도 떨어졌고 통증도 있었다. 잘못 달리면 즉빵이다. 지연된 근육통을 둘째치고 현장에서 바로 아프다. 하~ 그냥 할걸!


    내일은 불금. 하루 쉬면서 자아 성찰을 해야겠다. 정말 웃긴 폼으로 달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로 많지만 다 나보다 빠르고 건강하다. 케냐 선수의 팔치기도 정석에서 벗어나 있고 웃기지만 아무도 비웃지 않는다. 다른 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자기 객관화 따윈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게 나였으니까. 앞으론 나만의 메타인지로 나다운 달리기를 해볼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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