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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n 30. 2024

187. 기상청에 속은 결심 39일 차

#누만예몸 #실천법 #달리기 #런린이 #펀러닝 #나이트런 #일기예보


    오늘도 달렸다. 어제는 못 달렸다. 어제는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한 첫 번째 날이었다. 사정은 이랬다.


    가까운 분께서 돌아가셨다. 어제 아침에 입관이 있었다. 그 입관에 참석하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났다. 일찍 잔다고 잤는데 새벽 2시 30분에 깨서 두 시간을 뜬 눈으로 누워있다가 5시에 출발을 했다. 가족들을 픽업해서 장례식장에 도착하는 데 3시간이 걸렸다. 


    장례식장에 가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인생은 참 무상하다. 누군가가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 몇이 모였다가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게 한 인생의 끝이다. 너무 허무하다. 그래서 난 숨이 끊어지는 생체적 사망을 나의 끝으로 만들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삶의 마무리를 먼저 해놓고 나서 생물로서의 사망을 준비해야겠구나. 누군 갑자기 생을 마감하고 싶겠는가? 그래서 틈틈이 조금씩 시시때때로 먼저 준비되는 것부터 마무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토요일 오후의 상경길은 수도권에 가까워질수록 막히기 시작했다. 가족들을 모두 픽업한 곳으로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도착하니 4시였다. 날도 흐릿하니 달리기에 좋았지만 너무 피곤했다. 운전의 절반을 차 스스로가 했음에도 장시간 운전은 피곤했다. 잠도 몰려왔다. 초저녁에 잠이 들어서 오늘 11시까지 잤다. 중간에 몇 번 깼는데도 바로 다시 잘 수 있었다. 너무 개운하게 잘 잤다.


    오늘은 장맛비가 온다고 했다. 은근 우중 러닝을 기대하면서 3시쯤 나가서 달리기 시작했다. 바람은 시원한데 공기가 습했다. 곧 비가 올 것 같았다. 비만 오면 아주 시원하고 쾌적하게 달리기를 할 수 있을 듯했다. 그렇게 8km를 다 달리도록 비는 오지 않았다. 습함만 배가 되어 몸이 염전 같았다. 망할!


    8km를 뛰고 30여분 동안 쿨다운과 스트레칭을 했다. 그때 즈음엔 해도 났다. 뭐야~ 하루 종일 비가 온다더만 비는 안 오고 해가 나다니!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이었는지 트랙엔 사람도 없었는데 다들 기상청에 낚인 셈이었다. 주변의 습기는 내가 다 먹은 것 같았다. 끈끈해서 미칠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비가 왔으면 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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