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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월 10일 화요일)은 안 달렸다.
오늘은 날도 덥고, 저녁도 늦게 먹는 바람에 나갈 타이밍을 놓쳤다. 고독한 러너도 아니고 너무 늦게 트랙을 뛰는 건 좀 그랬다. 무섭단 말이다. 모기도 많고.
그래서 집 앞에서 가볍게 보강 운동을 했다. 운동 전후에 하는 워밍업과 쿨다운 스트레칭을 해주었다. 그중에 특별하게 제자리 뛰기, 한 발 뛰기, 엉덩이 차기, A skip, B skip 같은 것을 집중적으로 했다. 가벼운 보강 운동에도 땀이 났다. 날씨 탓도 있지만 93일 가지고는 발을 땅에서 떼는 것을 익숙하게 하기엔 부족함이 있는 듯했다.
180이 넘는 키와 이런저런 근육과 평생 과체중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준 지방 때문에 다리 근력이 상당히 많이 필요했다. 한때는 8%의 체지방으로 운동선수냐는 말도 들었었는데, 지금은 93번을 뛰었는데도 근육통도 여전하고 달리면 금세 피로했다. 그래서 다리 근력을 보강하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엔 안 하던 스쿼트도 다시 시작했다.
스쿼트도 안 해버릇하면 쉽지 않다. 한번 틀이 잡히면 뿌듯한 기분과 함께 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게 스퀴트이기도 하다. 달리기를 한 덕분에 스쿼트는 빠르게 습관이 됐다. 관리실 아저씨 심심하지 않으시게 엘베로 오르내리면서도 스쿼트하고, 기다리면서도 하고,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한 세트씩 하고, 화장실에서 한 세트씩 하고 그런다. 스쿼트도 발 넓이를 조절해 가면서 하면 굳이 데드리프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작정하고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기 때문에, 수시로 요령껏 하면 편리하다.
하루종일 산책만 기다리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며 보강 운동을 했다. 우리 강아지 친구는 밖에 나오면 루틴이 있다. 자기 볼 일 보느냐 귀찮게를 안 한다. 하루종일 사람과 붙어 지내면서도 산책은 꼭 챙긴다. 강아지 친구도 이 친구만의 인생이 있는 것 같다. 하루종일 혼자 빈 방에서 지내는 강아지도 있을 텐데 비교를 모르는 우리 강아지 친구는 전혀 고마운 줄 모르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강아지에게 배운다. 비교를 모르는 삶은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성과는 꼭 달려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3일 뛰고 1일 쉬는 것은 연구의 결과 같은 것이 아니고 그냥 내가 맘대로 정한 것이다. 그렇게 해야 습관이 될 것 같아서였다. 페이스와 몸의 컨디션에 따라서는 쉬는 것도 중요하다. 부상을 당하는 순간 끝이다. 바로 6주 휴식이기 때문이다.
강박적으로 달리는 것보다 유연하고 자유롭게 해야 오랫동안 달릴 수 있다. 나는 지금의 달리기 유행이 지나도 살아남는 러너가 되고 싶다. 자전거, 인라인, 보드, 크로스핏, 클라이밍, 프리다이빙, 서핑, 골프, 테니스처럼 유행 따라 하다가 사라진 취미인들이 아니고 싶다.
어쨌든 오늘도 바깥바람을 쐬며 하루를 잘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