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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월 14일 토요일)도 달렸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5일! 용감하게 이틀을 붙이면 9일이 된다. 어릴 땐 '난 내일 다 했으니 알아서 쉽니다!'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이런저런 관계가 생기고, 완장이 붙고 하니까 못 쉬겠더라. 그렇게 살지 말자 했는데 지킬 게 많고, 지키고 싶은 관계가 생기니까 못하겠더라. 그래서 휴가 이틀을 내는데 용기가 필요한 지경이 되었다.
조금 후회가 된다. 내가 처음 가졌던 마음을 계속 지켰으면 어땠을까? 아마 그래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오히려 더 좋아졌을 수도 있다. 확실한 나만의 캐릭터를 확립할 수 있었을 것 같다. 20여 년 전의 나라... 듣도보도 못한 성과 분석 공식을 부장, 부사장에게 들이밀며 내 방식이 맞다고 우기던 청년. 그냥 그 컨셉으로 계속 갔으면 어땠을까? 어차피 욕할 사람은 욕 했을 거고, 남을 사람은 남았을 거고, 배신을 할 사람은 배신을 했을 듯싶다.
오늘도 용기를 내서 트랙에 나왔다. 토요일은 원래 사람이 없는 날인데 기분 상 좀 더 없어 보였다. 바람은 시원했다. 여러 가지 페이스로 뛰어보고, 힘들면 걸으면서 1시간을 달렸다. 굳이 얼마를 달려야겠다는 없는데 뛰다 걷다 하다 보면 8km 정도는 되고 있었다.
이제 달리기 원리에 대한 고민은 줄었다. 새로운 고민은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이다. 달리는 맛은 페이스를 높였을 때가 좋다. 좀 더 활력이 넘쳐진다고 해야 할까? 근데 굳이 그렇게 달릴 이유가 없었다. 기록에 대한 생각도, 경쟁심도 전혀 없다. 오히려 이렇게 달리면 회복하는 게 힘들었다. 반면 조깅하듯 슬슬 달리면 재미가 덜했다. 폼도 안 났다. 근데 운동 효과는 이게 아주 좋았다. 굳이 과다한 활성 산소나 근육통을 만들지도 않고, 불필요한 지방 제거나 심장, 혈관 건강에도 이 정도가 딱 좋았다.
그래서 새로운 루틴을 만들었다. 90일 정도 해오던 루틴에서 워밍업의 종류를 바꾸고, 가볍게 1km를 걷듯이 뛰고 점차 페이스를 올렸다가 다시 낮추는 형태로 1시간을 구성했다. 항상 새로운 것은 새로운 통증을 준다. 종아리가 자출(자전거 출퇴근)을 하던 시절의 종아리로 돌아갔다.
참고로 레깅스는 운동 후 지연성 근육통(DOMS)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피로가 좀 빨리 풀린다고 하는데, 압박 강도가 들쭉날쭉한 저가 레깅스는 효과가 덜하고, 전체가 동일하게 쫀쫀한 레깅스를 입어야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근데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레깅스 없이도 찬물이나 얼음으로 아이싱을 하고, 폼롤러 같은 것으로 문질러만 줘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젤 좋은 휴식은 잠이다. 잠을 푹 잘자면 빨리 회복 가능하다. 연휴엔 무리하지 않고 잠 많이 자는 게 최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