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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멍 Jun 01. 2023

삐뚤사각 간호사

네모 간호사

네모의 꿈

옛날에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아마 중고등학교 때 내가 속으로 많이 부른 곡 중 하나 일 것이다


왜냐하면 공감능력 떨어지는 내가 너무 공감되었기 때문이라면 이해가 될까?


네모의 꿈 가사를 보면 너무 관찰력이 뛰어나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 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병원도 네모, 병실도 네모, 인계장도 네모

그런데 왜 우리는 둥글게 살라고 하는 거야 하는데 떠오르는 둥근 주사기! 사람들이 네모나게 살지 말라고 주사를 주는 걸까? 하지만 내가 네모나서 그러면 효과가 없을 텐데?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그런데 나는 삐뚤고 싶은데 왜 둥글게 살라는 거지? 내가 둥글게 행동해도 삐뚤 하게 대하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다.


삐뚤 하다는 말을 쓰는 이유도 내가 완벽하지 않고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은근한 아니 직설적인 자기 방어도 어느 정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들과도 트러블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확인하고자 물어보는 건데 의사 선생님은 그걸 왜 묻냐고 도리어 신경질을 내고, 안 물어보고 그대로 시행하면 이걸 왜 물어보지도 않고 그대로 시행했는지 다음번에는 주의해 줄 것을 요청받을 때가 종종 있다.

물론 숙련된 의사나 간호사는 이것으로 인해 다툴 일이 잘 없긴 하다.  평소에 잘 틀릴 일이 없을 테며, 고쳐주면 고맙다고 할 일이 오히려 많다.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므로.


이런 관계 문제 상황에서 때로는 둥글게 해결해도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다. 어쩔 때는 그냥 모르겠다는 능청미가 통할 때도 있고 말이다. 언제나 날이 선 모습 삐딱한 것은 보기 좋지 않겠지만 확실히 잘 못 한 것은 잘 못됐다고 말하며 이해하고 포용해줘야 할 것은 둥글게 넘어갈 수도 있긴 하다.


지구본을 보며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 번 관조적으로 지켜보는 것만은 아직 할 수 있을 것 같다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며
랄랄랄라 즐겁게 춤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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