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재윤 변호사 Apr 23. 2022

혼자 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 서로 채워주면 되니까.

소송 일에 별 관심 없고, 법무법인 조직 키우는 일에도 관심 없고, 그저 내 마음이 동하는 분야에서 자유롭게 일하고자 하는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늘 나의 고민이었다. 


‘그냥 그렇게 살면 되잖아?’ 싶지만, flexible 함을 추구하다 보니 늘 불안정성에서 오는 불안감이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내가 원하는 삶을 앞서 살아가고 있는 선배 변호사를 찾기 어렵기도 했고.


그런데 그 고민은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본캐와 부캐가 아닌 N캐의 시대에서 변호사도 수많은 N캐 중 하나라고 스스로 말하고 다니면서, 나와 같은 삶을 사는 변호사의 선례를 찾는 것은 모순 아니겠는가. 내 가치관과 특성에 맞게 나머지 N캐들을 만들어 가다 보면 그냥 나만의 길이 만들어질 뿐.


그리고 나만의 강점은 꼭 필요하지만 ‘이것도 잘해야지, 저것도 잘해야지’ 하는 부담감은 내려놓기로 했다. 나는 나만의 강점에 집중하면서 다른 부족한 부분은 나와 신뢰로 연결된 다른 사람이 채워주면 되니까 말이다. 예를 들어 대형 로펌이 붙어야 하거나 내가 취급하지 않는 분야의 일이 있으면 내가 신뢰하는 다른 변호사와 함께 하면 된다. 그저 나는 더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나와 신뢰로 연결시켜두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신뢰를 주어야 함은 물론이고.


이렇게 나 스스로 이것저것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나만의 세계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신뢰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느슨한 연대’ 속에서 나,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를 확장하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견고함·안정성’과 ‘flexible함’이 모순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을 거란 생각. 나 또한 누군가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고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더더욱  나와 인연 맺은 사람에게서 내가 가지지 못한 강점을 찾는데 집중하게 된다. 다양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만나면서도 나만의 강점을 더욱 공고히 해야겠다 싶고.


느슨한 연대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 세상. 불안감이 줄어들고 나와 인연 맺은 사람들에게서 더욱 동료애를 느낀다. 

부족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드러내서 서로 채워줘야 할 것일 뿐.


그러니 우리 서로 부족한 부분 채워주면서 함께 살자.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것이 금전적 가치로 매겨지는 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