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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윤 변호사 Oct 03. 2022

타인을 무시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우리 각자는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더불어 사는 귀한 사람들

반드시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남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

특히나 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서빙하시는 분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는 지위나 능력과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게 된 인연이 몇몇 있다. 대표의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안 되겠다 싶어 법률자문을 거절한 적도 있다. 스스로 사람의 계급을 만들고 자신보다 아래 계급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과는 정말이지 함께 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그 존재 자체로 귀하다.


어디든 그렇지만 변호사 업계에서도 마찬가지. 어떤 변호사님은 업계에서는 능력 좋고 인품 있다고 평가받지만 늘 직원은 몇 달을 못 버틴다. 잘 보면 직원들이 업무가 힘들어서 나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껴서 나가는 것이다. 모든 관계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이 그저 도구로 취급받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작 그 변호사님은 요즘 젊은 사람들 문제가 있다고 혀를 끌끌 차신다. 


남편이 (변호사가 아닌) 사무장이다 보니 그 고충을 옆에서 꽤나 듣고, 보게 된다. 변호사에게는 예의 바른 반면 사무장에게는 막 대하는 의뢰인,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고기 굽게 하고 자기들끼리 먹고 마시는 변호사들(이건 10여 년 전 남편이 겪은 일인데, 지금 그 변호사는 어떻게 직원들을 대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등등(그밖에도 나열하자니 너무 많다).


사무장이라고 반말로 이것저것 지시하던 한 대학 교수님. 내가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그때서야 머쓱해하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남편을 소개했을 때 정중하게 대하지 않고 대충 훑어보며 인사하는 둥 마는 둥 하던 몇몇 변호사들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아니나 다를까 교수님 포함 그런 태도를 보인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도 사람 막 대한다는 소문이 들려오더라. 그 사람들과 더 이상 깊이 인연 이어가지 않는다.


자신이 잘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는 공들이고, 그럴 필요 없는 사람들은 그저 자신이 일하는데 불편함 없을 목적으로 쓰는 도구로 취급하는 태도.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평소 은연중에 나오는 말투나 표정으로도 상당 부분 감지가 된다. 자신이 평소 가지는 생각이 태도로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 중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사람은 그런 태도를 넘어서는 그 사람만의 강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업무능력이 될 수도, 사업 감각 또는 이미지 메이킹 능력이 될 수도, 탄탄하게 뒷받침해주는 집안과 인맥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게 이뤄낸 성공의 이면에는 그 태도로 인해 곪아가는 내부 문제도 분명 있을 터. 그 문제를 극복하는 것 또한 리더가 된 그 사람의 몫일 것이다.

스스로의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자기 객관화가 되는 사람인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고. 

안타까운 건 조직이 커지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기 객관화가 어려워진다는 것. 고언을 해줄 주위 사람도 없으니 더더욱 그렇다.


그런 태도를 늘 경계해 왔지만, 나 스스로도 다시 점검해 본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러한 모습을 보여 상처 준 적은 없을까. 감사하게도 부족한 나와 함께 직원분은 8년째 일하고 있고, 베이비시터 이모님도 7년째 함께 아이들을 봐주고 계신다. 늘 부족하지만 뭐 하나라도 더 챙겨드리고 잘해드려야겠다 싶다.


우리 각자는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더불어 사는 귀한 사람들이다.

타인을 무시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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