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열고 싶어서 이름부터 지었어요.
그 카페와 같은 건물이고 바로 옆에 작은 상가가 하나 있다. 한동안 비어 있다가 일본식품 무인 판매점이 들어왔었다. 계속 눈여겨봤던 이유는 책방을 열고 싶은 생각에서다. 누군가는 책방 하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고도 했지만 대게의 책방 운영자들은 돈은 부수적으로 버는 것이고 책과 사람이 이어가는 情과 靜 사이의 무언가를 얻는 게 더 크다고 생각돼서다.(개인적 견해입니다만)
혼자 있는 건 좋지만 혼자만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는 I성향을 가진 나는 사람들과의 얽힌 관계를 힘들어하면서 책방을 열어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과 연대의 힘을 빌고 있다. 어설프게 만들어 놓은 스마트스토어를 책과 관련하여 사업을 벌여보려고 무작정 사업자등록을 냈다. 그 이름이 바로 <책 잇다>이다. '책과 사람을 잇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책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세워보지 않았지만 작년에 경기서점학교 8기 수료도 마쳤는데 딱 거기까지였다. 막연한 꿈과 이상만 부풀어 있다.
사업자 등록을 하니 매출이 전혀 없는 데도 여기저기서 사업자 권리 이행을 요구하는 곳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고용보험, 국민연금에 가입하라는 건데 이걸 빌미로 사업을 시작할 마음이 커지기보다는 시작도 전에 폐업처리할 생각이 먼저 났다.
나는 매일 맛있게 지은 밥을 가족에게 내어주듯 책을 추천해주고 맛 좋은 커피까지 마시러 오는 책방 손님들과 요즘 사는 맛을 얘기하는 모습은 상상으로만 남겨둬야 하는 건가.
남편한테 책방 하나 차리고 싶다고 하면 돈 되는 사업이 아니니 다른 걸 생각해 보라고 할게 뻔해서 아직 말하지 않았다. 조용히 상가 임대료가 얼만지만 봤다. 보 1000-90, 나에겐 무리다. 인생 수업 한다 치고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해줄 수 있는 금액이긴 한데 월세 90에서 자신이 없어졌다. 쿠팡 물류센터나 삼성전자 현장에 아르바이트를 6개월 쉬지 않고 다니면 마련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간절함이 내 몸의 노동력보다 크다면 진작 했을 텐데 뜬구름 잡는 소리만 헤대며 브런치에 상상 소원글만 적고 있다.
어찌 됐건 온라인 사업으로라도 내 이름 책방 <책 잇다>가 오픈할 날을 준비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