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루시아 지방(그라나다, 론다, 세비야)을 여행해야 하는 이유
나의 최애 나라,
또 가고 싶은 곳. 스페인
스페인으로 가기 전, 기대했던 것이 있다. 바로 축구.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꼭 챙겨보는 축구 리그 중 하나다.
그래서 스페인 여행을 계획할 땐 축구 경기를 직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하지만 스페인에 도착하니 비시즌 기간으로 이적 소식만 떠돌 뿐, 경기는 진행하지 않았다.
스페인에 빠지게 된 것은 한참 전인 남미 여행을 할 때다. 멕시코에 머물며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궁금증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아직도 스페인이라고 하면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49도의 뜨거운 온도가 생각난다. 세르베사(맥주)를 꼭 한잔씩 마셔야 할 정도로 강렬했던 날씨. 지금 한국의 날씨는 애교 수준이지.
우리는 스페인에서 총 8개의 도시를 방문했다. 하나의 나라가 각기 다른 느낌의 도시들로 이뤄져 있어 여행하는 재미가 컸다. 그중에서도 기대보다 더 좋았던 곳은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였다.
안달루시아는 스페인 남부 지방으로 유럽 내에서도 저렴한 물가와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자랑한다. 오랜 이슬람 문화가 자리 잡았던 지역으로 이슬람과 가톨릭 양식이 더해진 건축 양식 '무데하르'를 만날 수 있다.
심심하지 않은 핑거 푸드 그라나다 타파스 투어
그라나다에 도착해서 호텔에 짐을 풀고 나오는데, 매니저가 그라나다 여행에 간단한 팁을 알려줬다.
"펍에서 맥주만 시키면 간단한 음식이 나올 거야"
"뭐? 맥주를 시키면 음식이 나온다고? 정말이야?"
속으론 '대신 맥주값이 엄청 비싼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도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봐?'
다음날 오전부터 타파라고 적혀 있는 펍으로 가서 샹그리아 2잔을 주문했다. 한 잔에 2.5유로로 약 3천 원 정도 되는 가격이어서 부담 없이 주문했다.
잠시 후 샹그리아와 함께 몇 가지의 안주거리가 나왔다. 샐러드와 마늘빵, 토마토 등 생각보다 양도 어느 정도 있고 샹그리아와 함께 먹기 적당했다.
"이게 타파스구나!" 이후부터 거리의 레스토랑과 펍에 방문해 타파를 맛보는 '타파스 투어'를 시작했다.
먹어보고 나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고 타파스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라나다에는 많은 타파스 맛집들이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각각의 타파스 레스토랑을 다니며 하나씩 맛보는 이른바 '타파스 투어'라는 것도 하고 있었다.
타파스는 스페인에서 식사 전에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는 소량의 음식을 이르는 말이다.
시푸드를 타파로 주는 레스토랑도 있고 스테이크를 타파로 주는 레스토랑도 있다. 하루 종일 타파스만 먹고 다녀도 될 만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유의해야 할 점은, 타파는 식사 전에 간단히 먹는 소량의 음식이다. 맥주나 샹그리아와 함께 먹는 요깃거리일 뿐 식사로 착각하거나 배부름을 기대하지는 말자.
하루 종일 보고 있어도 지겹지 않은 론다 누에보 다리
론다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 누에보 다리를 보기 위해서다. 절벽에 높게 솟은 것 같은 다리는 실제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방문하게 됐다.
누에보 다리는 론다의 구도심과 신도심을 연결하는 3개의 다리 중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다리로 누에보는 뉴(new)를 뜻한다.
다리 건축은 8개월 만에 35m 높이의 아치형 다리로 만들어졌으나 무너지면서 5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로부터 몇 년 뒤인 1751년 새로이 착공이 이루어져 1793년 다리 완공까지 42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다리 중앙의 아치 모양 위에 위치한 방은 감옥부터 바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다리의 역사와 건축에 대한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누에보 다리는 낮부터 밤까지 모두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낮에는 맑은 하늘에 높게 솟은 협곡을 가로지르는 신기하면서도 든든한 다리의 모습이 보이지만 밤에는 다리를 비추는 조명과 함께 끝없이 떨어질 것 같은 절벽 위의 성처럼 아찔하게 다가온다.
론다에는 누에보 다리 외에도 투우장과 투우 박물관, 지하 목욕탕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이 있어서 여행하기 좋은 도시다.
인생 샷을 무조건 여기, 세비야 의 스페인 광장
안달루시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세비야로 꼽는다. 날씨도 그렇지만, 알카사르와 플라멩코, 스페인 광장 등 가야 할 곳이 너무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세비야의 대표는 단연 스페인 광장! 넓게 펼쳐진 건축물과 광장 가운데 분수, 여유롭게 이동하는 마차는 영화 속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기다가 맑은 하늘에 강한 햇살 덕분에 어디를 어떻게 찍어도 인생 사진이 될 만큼 멋진 사진들을 마음껏 담아갈 수 있었다. 물론, 나의 힘듬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실제로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손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김태희 씨가 광고 속에서 플라멩코를 추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멩코의 시작, 안달루시아
플라멩코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전통적인 민요와 향토 무용으로 지방 집시들의 춤과 음악을 말한다.
14세기부터 발전한 플라멩코는 집시, 안달루시아인, 아랍인, 유대계 스페인인의 민요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며 19세기에 집시들이 직업적으로 춤을 추게 되면서 플라멩코가 집시의 음악과 춤을 일컫게 되었다고 한다.
플라멩코라는 말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불꽃을 뜻하는 Flama에서 비롯된 하류층의 은어로 '멋진', '화려한'을 뜻했던 것이 집시음악에 쓰이게 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바르셀로나나 그라나다 등 많은 곳에서 플라멩코를 관람할 수 있지만, 우리는 플라멩코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세비야에서 관람했다.
화려하고 빠르면서도 전투적인 모습으로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던 플라멩코.
안달루시아를 여행한다면, 꼭 한번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같은 나라지만 스페인하고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스페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여행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