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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HY Apr 13. 2019

다시 가보고 싶은 러시아에서 꼭 해야할 4가지

러시아는 따뜻한 날 다시 갈거야.

러시아 월드컵 때 안 가고 뭐했지



한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했다.
다시 여행을 떠난다며 가족과 친구들한테 연락하고
지금 비행기를 타면 오랜 시간(?) 연락이 안될 것처럼 인사했는데
몇 시간 후 러시아에 잘 도착했다고 알렸다.
벌써???
응. 생각보다 가깝네.



우리가 도착했던 4월의 러시아는 추웠다.
한국의 봄이 시작되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였지만
러시아는 나무에 나뭇잎 하나 걸려 있지 않았다.
오히려 폭설로 며칠을 나가지 못하기도 했다.

오도가도 못하는 날이 많았고 추운 날씨로 여행에 제약이 많았지만
러시아에는 좋은 기억이 많다.
오히려 러시아 월드컵 때는 다시 러시아를 여행해보자고 얘기했을 정도.



좋았던 기억과 함께 추운 날씨로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많이 걱정하며 여행을 시작했던 국가인데
왜 러시아 여행이 좋았을까.
어떤 기억이 러시아를 호감으로 만들어줬을까.




혜자스러운 먹방, 블라디보스톡에선 먹자!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의 첫 인상이었다.
공항의 깔끔한 시설은 역사책에서 접할 수 있었던
블라디보스톡의 이미지보다 모던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다.

우리의 블라디보스톡 숙소는 아르바타 거리의 한 호스텔.
분명 여행자가 많은 메인거리라고 들었는데-
추운 날씨 때문인지 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거기다가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니 추위가 배로 느껴졌다.



이런 날 둘러보기도 힘들고. 뭘 해야할까. 멀리 가기도 힘들 것 같은데.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먹는 투어가 되어 버렸다.


다시 블라디보스톡을 간다면 또 먹어보고 싶은 팬케익.
간판만 보고는 팬케익 집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뭔가 인도나 이슬람 쪽의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인 줄 알았는데
나름 유명한 팬케익 집이라고 했다.              



저렴한 가격에 쫀득쫀득한 팬케익이 너무 맛있었다.
원래도 팬케익을 좋아하지만 이 곳 팬케익이 유독 기억에 남는 건-
팬케익 스럽지 않은 모습과 몇 개를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때문인 것 같다.



팬케익을 먹었다면 식후로 커피 한잔?
곧바로 옆에 있는 해적 커피로 이동해 크림 듬뿍 올라간 달달한 모카 한잔.
초코가 듬뿍 들어간 팬케익에 이어 모카까지
달달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곳은 꼭 방문해야 하지 않을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대게를 먹어보지 못했다.
아르바트 거리에서 아래로 내려가 해양공원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크랩을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갔을 땐 문이 닫겨 있었다ㅜ.ㅜ
러시아 어로 안내가 되어 있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대 잔뜩 하고 방문한 곳에서 크랩을 먹지 못해 그것이 가장 아쉽다.




며칠동안 먹고 자고 보고. 시베리아 횡단열차



아마도 세계여행자의 로망이자 버킷리스트가 아닐까.
다녀온 입장에서 이걸 왜 버킷리스트로 넣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한번은 해볼만 한 여행이다.



전자기기와 통신의 노예로 살고 있다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놓아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홀가분하면서도 심심함에 몸부림치던 순간.
결국 노트북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해리포터 전편을 보고 또 봤다.
덕분에 런던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보면 영화 설국열차가 생각난다.
열차 안에 계급이 나눠져 각자의 역할로 살아가는 설국열차처럼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2인실 4인실 다인실 등으로 나눠져 
각자의 모습으로 7일 동안 머물게 된다. 
우린 가장 아래 계급(?).
식사는 라면과 튀김 빵으로 했고, 샤워는 꿈도 꿀 수 없었다.
한가지 위안이 되었던 것은 마음 껏 마실 수 있는 따뜻한 차 정도.



중간중간 역에 도착하여 20-30분을 정차할 때면
역 밖으로 나가 수퍼를 들러 라면과 탄산음료를 사오기도 했다.
러시아어가 안되니 먹고 싶은 것을 정해서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먹고 자고 책과 창 밖을 보고-
약간의 지겨움이 느껴질 때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내렸다.
확실히 또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 해보지 않았다면 해보길 추천하는 여행이다.
스스로는 한번 해 봤다 정도로 만족한다. 우린 다녀왔으니까.




세계 3대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시 박물관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 보다 더 매력적인 도시가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현재 러시아 제2의 도시지만-
200여년 걸쳐 러시아의 수도로 정치와 경제, 문화의 도시이기도 했다.
특히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창 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가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도시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장 번화한 거리는 넵스키 대로다.
스트로가노프 궁전, 카잔 수도원, 아니치코프 궁전 등 역사적인
건물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어 관광객들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에르미타시 박물관이다.
입구에 도착하자 순간 멈칫 하게 되는 크고 넓은 건물은
한 때 궁이었던 웅장한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영국의 영국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예카테리나 2세가 미술품을 수집해 전용 미술관으로 사용되다가
19세기 말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이름의 '에르미타시'는 프랑스어로
'은둔지'를 뜻한다.



에르미타시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 6개월 전 쯤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에르미타시 박물관전에 다녀왔었다.
아무래도 가서 직접 보는 것보다는 약했지만-
덕분에 그 곳에 있었던 기억을 다시 되새기기에 좋은 전시회였다. 




벅차오르는 감동.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지금은 끝났지만, 한때 MBC 무한도전의 광팬이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붉은 광장에서 오프닝을 하는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난다.
그 장면을 보면서 러시아에 방문하면 꼭 붉은 광장을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첫째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붉은 광장이다.
상징적인 면도 있지만 성 바실리 대성당과 굼 백화점 등
짧은 시간 빠르게 둘러볼 수 있는 여행지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붉은 광장에 도착하자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떴다.
여행하면서 "우리가 여길 왔어! 이곳에 오다니" 라는 생각이 들었던 곳은
뉴욕의 타임스퀘어와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정도였다.



드넓게 펼쳐진 광장을 중심으로 굼 백화점과 크렘린 궁전, 성 바실리 대성당이
둘러싸고 있다. 가장 끝에 위치한 성 바실리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에
백화점을 구경하며 심심하지 않게 이동했다.



성 바실리 대성당은 우리에게 테트리스 성으로 알려진 곳이다.
신기한 모양의 지붕과 규칙적이면서도 특이한 문양이
계속해서 사진을 찍도록 유혹했다.



그럼에도 가장 많이 아쉬움이 남는 곳이 모스크바다.
너무 추운 날씨와 심한 교통체증으로 제대로 둘러보기 보다는
뭔가 찍고 찍고를 반복한 기분이었다.



그래! 다시 러시아를 간다면, 블라디보스톡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모스크바를 가보고 싶어.

근데, 이렇게 가면 지난 번 여행과 동일한 코스 아니야?

지난 번엔 추운 겨울의 모습을 봤으니
다시 간다면 날씨가 좋은 날 화창하고 선선한 러시아를 만나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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