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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Sep 29. 2018

사랑에 대하여 4. 맨날 싸우는 이유

이제는 정말 시작할 때, 오아후에서. Copyright ⓒ 2018 모모. all rights reserved.


"우리는 맨날 같은 이유로 싸워. "

"화해는 했어?"

"응.. 근데 똑같은 싸움이 계속 반복되니까 지치는거 같애. 이 싸움의 고리를 끊으려면 서로 가진 습관을 버려야 하는데 그게 또 쉽지가 않네."

"서로가 습관 고치기를 포기하는걸 추천할게, 사람은 잘 안변하니까. 특히 타인의 의지로 인해서는.”



연인 사이의 싸움에는 백만스물세가지 이상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중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문장은 이런 것이 있다. "너는 도대체 왜 이래?"


사실 그와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가족도, 친구도 뭐 하나 오롯히 같은 점은 없다. 성격도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다를 것이다. 내 눈엔 샛파란 바다가 그의 눈에는 눈부시는 초록빛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며 그 사실을 잊게된다, 마치 그가 오래전부터 내 일부였던 것처럼.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면 편안해진다.


너는 왜 이래? 라는 문장에는 숨은 뜻이 담겨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왜 나랑 생각이 달라? 다른 사람도 아닌 니가 왜 나랑 생각이 달라?..

애초에 다른 두 사람이 온전히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적에 가깝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져 상대방에게 나를 투영하고 강요했던 것은 아닐까.


그는 나와 별개의 사람이다. 나와는 다른 그의 매력을 느껴 눈으로 그를 좇고, 말을 걸고, 손을 맞잡고 함께한다. 물론 사랑하는 연인이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만약 나의 중심이 되는 가치관이 다르다면 설득하거나 혹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모두가 그렇듯 우리가 다투게 되는 대부분의 원인은 사소할때가 많지 않던가. 돌이켜보면 스스로도 우스워 웃음이 나올때도 있다.


차이를 발견하고, 응시해보면 어떨까. 저 사람은 화가나면 저렇게 행동하는구나. 나랑 이런점이 달라, 저런면이 달라. 이런때 이렇게 반응하는구나. 저 사람한테는 왜 저렇게 굴지?


그렇게 차이를 하나하나 발굴(?)해나가보면 문득 깨닫게 된다. 우리는 가장 가깝게 맞닿아있는 관계이지만 완전히 다른 별개의 사람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사랑하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름을 인정할 , 나로부터 상대를 분리하려 노력할때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점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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