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모 Feb 14. 2019

2. 웨딩플래너는 처음이라

D-200, 결혼은 처음이라

2019. 촬영용 드레스를 빌린 메리앤마리.


 나는 주변에 유부녀 친구들이 많다. 동갑, 언니, 동생 다양한 주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과정을 봐왔다. 취미로 사진을 찍다보니 결혼하는 사람들을 찍어주기도 했다. 나는 내가 결혼 준비에 대해 남들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혜민이는 결혼 준비 진짜 잘할 것 같아~"

 결혼 준비하는 친구들과 얘기하며 어깨너머로 습득한 결혼 관련 정보(?)들을 뽐내다보면 너는 잘 할거야~ 라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나도 내가 잘(?) 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실전은 역시나 달랐다.



 막상 자 이제 결혼 준비를 시작해보자! 라고 하고나니 뭐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했다. 결혼식장은 어떻게 가는거지? 그냥 아무대나 가서 사무실에 들어가면 되는건가? 웨딩 촬영은 어떻게 하지? 드레스..샵?? 일단 인스타부터 뒤져야 하는건가?


 이런 경우 우선 웨딩플래너를 만나보면 많은게 해결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억에 남게 예쁜 결혼식을 마친 친구의 웨딩플래너를 소개받는것. 이 경우 취향에도 맞고, 이미 신뢰하고 있는 대상과 준비 하게 되어 가장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다. 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정말 빠르고 쉽고 고민없이 준비했다.

 

 주변에 소개받을 만한 웨딩플래너가 없다면 그때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뒤적여보자. 내가 사는 "지역명 + 웨딩플래너" 로 검색하다보면 예쁘게 스타일링된 신부님 사진과 함께 뿌듯+행복해하는 플래너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플래너분을 선택하는 포인트는 신부님 얼굴이 예쁜 사진을 고르는게 아니라(다들 왜그렇게 얼굴부터 예쁜지) 신부님이 입고 있는 드레스가 내 맘에 드는지? 드레스랑 베일이 잘 어울리는지? 헤어스타일이 촌스럽진 않은지? 의상이랑 악세서리가 잘 어울리는지? 이런 부분을 주의하면 좋다. 살면서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을 일은 많지 않다. 거기에 어울리는 엑세서리를 잘 고르는 건 더욱 고차원의 일이다. 그런 매칭을 잘 해주시는 플래너를 만난다면 결혼 준비에서 많은 고민을 덜게 된다.


   나는 주변에서 소개해준 플래너 두 분과 내가 직접 찾은 플래너분을 한 명 만나봤고, 한명의 플래너는 미팅 약속을 잡았다가 취소했다.


첫 번째 플래너. 결혼식을 지방에서 하게 되면서 서울 플래너분과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상큼하게 포기..
두 번째 플래너. 지방에서 만나 뵌 플래너. 나랑 취향이 너무 다르고, 은근하게 특정 업체를 강하게 권하는 느낌을 받아서 서서히 멀어졌다.
세 번째 플래너. 직접 찾은 플래너분. 말이 더 잘통하고 괜찮았다. 하지만 크게 메리트는 느낄 수 없어서 고민중이다.
네 번째 플래너. 너무 정형화 되어 있었다. 누가 오더라도 스튜디오는 여기, 메이크업은 여기, 다 정해져 있는 느낌이 아쉬웠다.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보다 깨닫고, 가격도 생각보다 높은 편이어서 미팅 약속을 어렵게 잡았었지만 직전에 취소했다.


 나는 결혼 준비는 서울에서, 본식은 지방에서 하게 되어 남들보다 조금 복잡해졌다. 거기다 좋아하는 사진 작가님이 계셔서 리허설 촬영 스튜디오와 본식 스냅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무려 모든 결혼 준비에서 가장 먼저 결정된 것이 리허설 촬영 스튜디오였다ㅎㅎㅎㅎㅎㅎ) 이런 상황에서 여러 플래너 분들과 얘기를 나눈것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본식 메이크업과 드레스는 지방에서 하는게 현실적이었고, 리허설 촬영은 촬영 스튜디오와 연계된 업체와 준비하는게 가장 편하고 합리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길이었다. 큰 갈래를 정하고 나니 세부적인건 좀 더 쉬웠다.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졌는데 천천히 한 명 한 명 플래너분들을 만나다보니 조금은 어떻게 결혼식을 준비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결혼식" 을 위한 것이다. "결혼"이 아니다. 식은 단 하루의 파티이고, 뒤로는 현실이기 때문에 결혼식에 너무 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면서 가장 화려한 공주님 놀이를 할 수도 있는 기회다보니 취향것 즐길 수 있는 만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올해는 네가 제일 예쁘고 즐거운 한 해가 될거야."

 저 결혼해요- 라고 말했을 때 좋아하는 몇몇의 언니들은 이렇게 축복해줬다. 올 해라고 표현할 만큼 결혼 준비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허례허식은 싫고 최대한 합리적으로 하려고 생각했었지만 이미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많은 시간도 비용도 들어가고 중요한 일인 만큼 즐겁게, 신중하게, 때론 진지하게 준비해가려고 한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멋지게 서핑 보드위에 서 있는 서퍼마냥- 반짝반짝 즐거운 시간이 되어주길. 그 길에 좋은 플래너는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덧1) 처음 웨딩플래너분과 통화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신부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오마이갓 신부님이라니! 그 다음 문장은 더욱이나 더 충격적이었다. "신랑님 성함은 어떻게 되세요?" ....ㅎㅎㅎ 그저 웃음이 나왔다. 지금은 꽤 익숙해졌지만 :)


+덧2) 나는 지금 워킹(혼자 각각 예약하는것)이냐, 플래너 동행이냐 갈림길에 서있다. 이번 주말에 결정이 될 것 같다. ... 나름 이런 고민을 즐기는 타입이라 이러고 있지만 결정이란 힘든것, 나는 조금 우유부단하다! 이런 사람이라면 플래너와 함께하는 길을 강력 추천한다. 요즘 다소 사서 고생하면서 즐기는 느낌이 없잖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1. 상견례는 처음이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