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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슈카 Jan 21. 2022

겨울, 변화무쌍한 날씨와 함께 살아가기

그래서 우리는 숲으로 간다

지난주말부터 찬바람이 부는 날씨가 이어지고있지만 웬일로 햇빛이 반짝 비추는 날씨라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인다. 그래서 점심시간 때 잠시 볼일을 보러 다녀왔다. 

이른 오후, 분명 이런 날씨였다.

집에 돌아와 한시간쯤 지났을까. 환기를 시키러 집안 여기저기 창문을 열었다가 심상찮게 부는 바람이 이상하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작은콩알만한 우박이 마구 휘몰아치기를 한참, 거센 눈보라가 치는 한겨울의 매서운 날씨로 변했다. 하아---- 잠깐 한숨이 나왔지만.... 첫째, 그래도 일찍 나가 햇빛도 쬐고 파란하늘을 보고왔으니 다행이구나. 둘째, 오랜만에 진짜 겨울같은 기분나고 나쁘지 않은데? 집안 불도 다 끄고 촛불과 희미한 스탠드불 아래 애프너눈티를 즐기는 것도 좋겠구나!

...............이러고 산다.


난 겨울이 정말로 싫지만, 한겨울하는 나라에 사는 이상 이 녀석과 어떻게든 타협을 보고 적응해야만 건강한 멘탈이 유지될수있다. 그렇기에 그토록 싫어했던 실내 양말착용, 집안에서도 밖에 나갈때와 크게 다름없는 두툼한 풀오버, 가디건, 니트 입기 등등을 일상화하고 있다(젠장).

독일과 여기 오스트리아에 사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것중 하나는 분명 일조량 부족일 것이다. 나는 보통 한국 여성들과는 매우 달리 햇빛에 환장하는 스타일이라 검게 그을리는 것도, 햇빛아래 내 피부가 노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선크림은 그래서 잘바르고 다닌다, 몇시간마다 덧발라주지 않는게 문젠가;) 

유럽의 가을, 겨울은 그래서 좀 적막하다. 구름낀 날이 많고 가을은 마치 우기처럼 비도 자주 온다. 그래서 쉬이 우울해진다. 그렇기에 기온이 몇도로 떨어지건말건, 해가 짱짱하게 비춰주면 그저 기분도 좋아지고 그럴땐 무조건 나가서 비타민D를 쬐야한다. 


난 서울의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어디서든 산 - 대자연의 느낌도 주는 꽤 험한 산부터 동네 뒷산 수준의 작은 산까지- 에 매우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라 말한다. 메가시티라고 할만한 대도시에서 저만치서 높은 봉우리를 장엄하게 드러내고 있는 산을 언제든 바라볼 수 있다는것, 그 산을 동네 뒷산가든 버스타고 쉬이 갈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축복받은 것이다. 

여하튼, 서울의 멋진 산들을 등산하는 기분은 아니지만(그런 멋진 산은 조-금 멀리가면 알프스 산맥에 걸쳐있는 엄청난 것들로 감상할 수 있다), 비엔나도 도시를 둘러싼 숲이 넓게 펼쳐있고, 그 숲에서 다양한 코스의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쉽게는 집에서 버스나 트램으로 30여분이면 빈 야드가 넓게 펼쳐진 언덕들, 숲속 한가운데 있는 것같은 기분을 주는 높다란 언덕들과 산에 닿을 수 있다.

올해 가을은 유난히 아름다운 가을같았다! 해가 많이 비추고 맑은 하늘을 그래도 자주 봤단 뜻. 그래서인가 지금까지 올해 겨울을 아주 얄밉지만은 않은, 그럭저럭 견딜만한 추위와 햇빛도 적지않게 비추는 날씨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숲으로 간다.


도시 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숲길. 12개의 하이킹코스가 있으니 인왕산을 오르내리는 등산코스는 아니어도 충분한 운동과 자연 모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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