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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 카페인 Dec 15. 2023

누구나 하나쯤, 직업병  

직업병이란 일을 하면서 얻은 질병을 말하지만 오래 일을 했을 때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나오는 특유의 행동'으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셨을 거 같아요. 일상에서 직업병이 발휘되는 순간.


며칠 전, 유튜브 채널 ‘핑계고’를 봤습니다. 이성민 배우가 게스트로 나왔는데 편안하게 대화 나누는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러다 조세호 님이 목욕탕에서 어르신들이 양치하는 모습을 흉내내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모습이 굉장히 우스꽝스러워서 출연진들이 모두 박장대소하는데 갑자기 이성민 배우가 말하더라고요.


“내가 다음에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양치질 씬이 있으면 꼭 그거를 한 번!”


언젠가 극 중 양치질 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조세호 님의 모습을 착안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그걸 보면서 '배우는 저 순간에도 자신의 연기를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이런 게 ‘직업병’, 또는 직업 촉이 아닐까 싶었죠.


저 역시 직업병이 발휘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면 ‘이 분의 이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권하기도 하고요. 저희 팀원들과 그냥 일상 대화를 하다가도 '오!이거 아티클 써볼까요??' 라고 얘기해요. 책을 읽다가도 좋은 문구가 있으면 일단 찍어둡니다. 나중에 글을 쓸 때 적절히 활용해야지, 라면서요. 아이의 일기장을 보면서 눈으로 맞춤법을 고치고, “다 좋은데, 문단 흐름을 이런 식으로 바꾸면 더 좋겠다”라고 에디팅을 합니다(아이는 질색하죠 ㅎㅎ)


핑계고에 나와서 자신의 에피소드를 끝없이 쏟아내는 이성민 배우가 비슷한 류의 다른 채널에서는 어색해하면서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인터뷰이들에게 얼마나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는가, 인터뷰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더 솔직하게 털어놓도록 하려면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리액션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유튜브 콘텐츠 하나도 장면장면을 뜯어 보게 되는 거, 이 또한 직업병이겠죠.


그리고 결국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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