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의 근본적인 한계와 소비의 무거움
사실상 대부분의 월급쟁이는 정해진 시간에 직장에 출근하여, 주어진 업무를 하고, 퇴근 시간에 맞춰서 집으로 귀가하는 매우 반복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언젠가 필멸자로 삶을 마감해야 되는 한 존재가 아이러니하게도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어찌보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시간과 돈을 맞교환하는게 월급쟁이의 삶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진부한 내용이지만, 한국은 인적자원을 갈아서 발전을 해 온 나라임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그 기저에는 기업에서 열심히 일해온 월급쟁이들이 있다. 그건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고, 바다 건너 일본이나, 중국, 유럽 등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월급쟁이는 직장에서 소위 말해서 갈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한 인간의 가장 중요한 시간을 태워서 얻은 돈을 가치있게 쓸 수 있는 법에 대한 고민은 평생에 걸쳐서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소비된 돈을 생존을 위해 다시 채워 넣어야 되며, 그러기 위해 한 개인의 가장 중요하며 재생불가능한 시간이라는 자원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태워야 된다. 한 개인의 자유 의지대로 행동할 수 없는 곳에서 말이다.
이러한 생각이 들고,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내가 쓰고 있는 만원짜리 한장의 무게가 점점 늘어가는 걸 느낀다. 특히, 월급쟁이는 월급쟁이를 그만 두는 그 순간까지, 시간과 돈의 교환 가치에 대해서 더더욱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 돈과 교환되는 시간은 개인의 자유 의지의 투영이 가장 안 되는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