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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olo Nov 24. 2021

우리의 일상 속에 잠자는 ‘재난’, 그 위험성에 관하여

영화 타워를 통해 바라보는 재난의 위험성 

요즘 숱하게 많은 사고, 재해 그리고 재난에 대한 소식들을 전세계적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영화 타워를 보고 참가했던 공모전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읽어보며 지금의 재난을 돌아봅니다. 영화는 '타워'에 국한 됐지만, 일상은 '타워'에 국한 되지 않기에.

학교란 울타리에서 자유롭게 썼던 글이 썩 읽을 법하다는 생각은 그만큼 재난이 많다는 말일까요?




우리의 일상에서 재난이란 단어는 마치 일상의 ‘밖’에 있는 듯 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는 우리가 재난을 주로 뉴스와 신문으로만 접하기 때문에 나의 일이 아닌 남의 일인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영화의 한 장르로 분류되는 ‘재난’ 영화의 최근 흥행은 대중들에게 종류를 막론한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기 보다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섞인 영화가 끝남과 함께 재난 또한 스크린 속에서만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을 가지게 한 것은 아닌지를 돌아본다.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를 다룬 많은 재난 영화들 중에서도 2012년에 개봉한 ‘타워’는 우리의 일상에서 언제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는 재난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된다. 타워라는 작품명이 암시하듯이 초고층 빌딩에서 발생한 헬기 사고로 촉발된 인재(人災)를 이 영화는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여의도에 위치한 63빌딩이 고층 건물로서는 더 이상은 놀랍지 않고 60층을 넘어서는 고층 주거용 건물들이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것이 2017년 오늘날의 풍경이다. 이는 우리에게 축복인 동시에 불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영화 속 ‘재난’을 통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영화 타워에서의 ‘재난’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건물이 환기가 잘되지 않음을 안전 관리자가 보고 받고 분명하게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별 일 없을 거야’ 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점은 작은 문제조차도 재난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편의를 위하여 건물내부 구조를 임의 변경한다는 것이 작은 사고와 마주했을 때조차 얼마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를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고층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주거문화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음과 다름 아니다. 그리고 기류가 불안정하여 헬기를 띄우는 것이 사고로 직결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특정인의 편의를 위하여 약속과 규칙을 어기며 기어코 헬기를 띄운 점은 여러 가지 사소해 보였던 문제들과 헬기사고와 결합하면서 ‘재난’으로 순식간에 변할 수 있음을, 동시에 재난이 우리에게 불시에 찾아오는 것이 아님을 또렷이 보여주었다. 


 불행히도 이는 비단 영화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실제 많은 사고들 또한 필수적인 안전 규정이 지켜지지 않음으로써 일어난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한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재난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우리의 일상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모두가 항상 견지하며 안전과 관련된 규칙 및 법을 지키는 것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간단하고 당연해 보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에 수많은 이들의 삶이 희생되고 셀 수 없는 대가를 여전히 치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재난이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채 삶을 담보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가 그려내는 최악을 가정한 긴급 재난 상황을 고려함에도 고층 주상복합 건물에서 근무하고 생활하는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바꿀 수 없다면, 최악의 상황을 방지함에 주력하는 것이 재난을 피하고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 판단된다. 그렇기에 우리가 발 딛고 있는 공간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영화 중 건물에 화재가 났음에도 비상구 계단으로 향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먼저 타기 위해 달려가고 타인을 밀치는 장면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안전에 관해 무관심하고 무신경한지를 꼬집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안전 매뉴얼에 대한 우리의 인식 부재는 재난이라는 위기를 마주했을 때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다. 건물에 화재가 났을 때 타인을 밀치고 엘리베이터를 탄 대가가 불구덩이 속으로 먼저 뛰어든 것과 다르지 않음과 안전 매뉴얼의 중요성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안전 매뉴얼에 익숙해진다는 것 나만을 위함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방안임을 기억해야만 한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것이 우리의 오늘이다. 

 

        일상인가 상상인가

          상상인가 일상인가 


영화 속 타워는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했던 문제들이 맞물려 수많은 이들을 희생시킨 최악의 재난 사고로 기록되며 영화와 함께 끝을 맞이한다. 나는 ‘타워’를 통해서 우리 현실 속의 수많은 타워들을 떠올려 보았다. 영화의 세드 엔딩이 역설적으로 현실의 해피 엔딩임을 확인하며 우리는 재난 영화가 주는 ‘즐거움’만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2012년의 영화가 개봉 된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초고층 건물을 선호하고 도시의 풍경을 채워가고 있다. 초고층이라는 수식어에 가린 이면을 우리가 여전히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속 타워는 사라졌지만 현실 속 ‘타워’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 고려하여 건설을 했다는 모든 말들은 우리의 안전 불감증과 불운한 사고가 맞물린다면 최악의 재난이 됨으로써 ‘틀린 말’이었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영화의 세드 엔딩이 현실의 세드 엔딩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재난이 남의 일만이 아님을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지켜봐왔다. 경주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은 당시 경주시민들의 삶을 뒤바꾸어 놓았다. 만약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임의로 설계를 바꾸었다면 그로 인해 지진이라는 재해가 재난을 낳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누군가는 말했다 “문제 해결의 시작은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 ”부터라고 말이다. 영화 타워는 우리의 문제점과 그로 인한 비극적 결말을 앞당겨 보여주었다. 우리의 삶은 영화가 아닌 현실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타워’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내일이 오늘과는 달라져야 함을 ‘영화 타워’를 통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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