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는 들어봤는데 P.O. 는 뭐죠?
줄임말이 참 많습니다.
회사에서 보통 팀에 인원을 물어볼 때 'T.O.(티오)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어보는 말로 많이 쓰인다. 쓰는 법(?)은 T/O, T.O., TO 사람에 따라 다르게 쓰긴 하지만 보통은 줄임말의 표현이니 'T.O.'로 쓴다. 어쨌든 의미는 같다.
T.O. (Table of Organization)는 '조직의 정원'을 의미한다.
회사 내 조직은 항상 정원이 다 차있는 것은 아니다. 퇴사를 하기도 하고, 휴직을 하기도 하고 부서 이동 등을 통해 정원이 다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구분을 위해 쓰는 것이 P.O. 다.
P.O. (Present of Organization)는 '조직의 현재 인원'을 의미한다.
한 팀의 T.O. 는 10이고, P.O. 가 8인 경우라는 예를 들어 보면 2명은 채용 중이거나, 휴직을 했거나, 다른 부서로 이동을 했거나 하는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지금 8명이서 업무가 돌아가는데 2명을 굳이 더 채우려고 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충분히 합리적인 의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를 들어보자. 원래 한 팀 내에 의류 카테고리 담당 1명, 잡화 카테고리 담당 1명, 총 2명이 T.O.인데, 현재는 1명이 의류/잡화 카테고리를 둘 다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고 치자. 물론 1명 이서도 업무가 돌아가긴 할 것이다. 하지만 각 카테고리에 영업을 확대한다던가, 카테고리별 특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등의 업무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높은 확률로 현재 하고 있는 것만 현상 유지하는 운영에 급급하게 될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 길어질 경우 과중된 업무로 퇴사를 하기도 한다.
모든 업무에는 회사가 계획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정 수준의 리소스가 있다. 비용이 늘더라도 자원을 늘려야 할 때가 있고, 비용 절감을 위해 자원을 억제해야 할 때도 있다. 이 리소스 중 인적 자원을 T.O. 가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보통은 당연히 T.O. 가 더 많고, P.O. 는 적거나 같다. 하지만 간혹 P.O. 가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즉, 정원이 10명인데 11명이 현재 근무하는 경우들이 있다. 휴직자 대체인원을 타 팀에서 이동시켜서 받았는데, 휴직자가 조기 복귀했다거나 하는 경우들이다. 이런 경우 보통은 회사에서는 다시 한 명을 타 부서로 이동시킬 계획을 세우게 된다.
종종 인사팀에서 휴직자에게 T.O. 를 잡고 있게 돼서 동료들 한테 업무적으로 부담이 되니 빨리 복귀하라는 식의 회유와 압박 같은 것을 주는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부 회사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T.O. 는 조직이 인사이동이나 충원 등을 통해 해결할 일이지 개인에게 부담을 주어야 할 일은 아니다. 개인의 권리가 조직 때문에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