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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Nov 18. 2024

광시증

성당에 자리를 잡을 때만 해도 괜찮았다.


미사 시작 전 잠시 핸드폰을 보려고 하자 눈이 부시며

핸드폰 화면이 잘 안 보였다.

낮에 아이패드를 너무 오래 봐서 그런가 싶었다.


미사가 시작되고 미사 주보를 읽으려고 했다.

종이 주보인데 눈이 부셨다.


비교적 어두운 저녁 무렵의 성당 안에서

종이를 보는데 눈이 부신 게 이상했다.


특이한 건 보려고 하는 중앙 부분은 잘 보이지만

좌우로 갈수록 눈이 부셔서 볼 수가 없었다.


멀리 보는 건 그나마 괜찮은데

가까이 보려고 하는 모든 것이 그랬다.

좌, 우의 눈이 모두 그랬다.


다행히 미사 후 집으로 귀가할 때는 증상이 사라졌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광시증이라고 한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요한 원인은 역시 노화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치료는 되겠지만

의술의 힘을 빌리기 전에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최근에 소설을 읽고 쓴다고 액정화면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책조차 전자책으로 읽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종이책도 무리하면 눈에 좋을 리는 없을 것 같다.


40대가 넘어서며 안구건조증도 생겼다.

안과 의사에게 배운 대로 일회용 인공눈물도 주기적으로 넣고

안구 운동도 해야겠다.


선배들이 원래 40대 들어가면서

몸이 하나씩 고장난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작가에게 생기는 직업병인가 싶기도 해서

나름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든다.


안 되겠다.

독서 중에도 이경규의 매직아이처럼

눈알을 굴리는 안구 운동을 연습해야겠다.


혹여 누군가 눈알을 굴리며 독서와 책 쓰기를 하는 나를 보면

다소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것은 웃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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