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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한다.

by 부소유

스컬리의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다. 충격에 휩싸인 그녀는 아버지가 사망하기 직전, 자신을 바라보는 환영을 보았지만, 그것이 단순한 환상인지 혹은 진짜 메시지였는지 확신할 수 없다. 한편, 멀더와 스컬리는 연쇄 납치 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사형을 앞둔 사이코패스 루서 리 보그스가 자신이 피해자들의 위치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협조를 제안한다. 놀랍게도 그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통해 죽은 사람들과 교신할 수 있다고 말하며, 스컬리의 아버지에 대한 단서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 멀더는 이를 사기라고 여기지만, 스컬리는 혼란에 빠진다. 그녀는 보그스가 아버지와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그를 믿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그의 말이 단순한 거짓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보그스는 마지막 순간에 진실을 밝히려 했지만, 사형이 집행되면서 모든 비밀은 그와 함께 사라진다. 이 사건을 통해 스컬리는 과학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녀는 여전히 의심 속에 있지만, 어쩌면 자신이 본 아버지의 환영이 단순한 착각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한다. 하지만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 앞에서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엑스파일 시즌 1, 13화 ‘Beyond the Sea’를 보며 나는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스컬리는 냉철한 과학자다. 그녀는 항상 논리와 증거를 중요하게 여기며, 멀더의 초자연적인 가설에 의심을 품어왔다. 하지만 아버지를 잃은 순간, 그녀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연쇄살인범 보그스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단서를 암시할 때, 그녀는 처음으로 초자연적인 현상을 받아들일지 고민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스컬리와 같은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믿고 싶지만 믿을 수 없는 상황, 혹은 믿어야만 하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우리는 가끔 그들의 존재를 느낀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단순한 착각이라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진짜라고 믿는다. 과연 어느 쪽이 정답일까? 스컬리는 끝까지 증거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 모든 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과정에서 믿음이 반드시 논리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공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없다. 그리고 때때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우리에게 더 깊은 의미를 줄 수도 있다. 스컬리가 마지막에 아버지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듯이, 어쩌면 믿음이란 것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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