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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기 싫은 날

by 부소유

소설가 오한기의 소설 같은 에세이다.


민음사 출판, 눈에 띄는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디자인, 얇은 양장본, 엉뚱하고 진지해 보이는 표지그림, 자꾸만 뭔가 거슬리는 제목은 이 책을 골라서 읽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나같은 사람을 노린 책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이미 언젠가 신간 코너에서 눈에 띄어서 집어 들었다가 놨다가 반복했던 이 책을 골라서 나도 모르게 대출을 해서 읽고 있었다. 결국 나는 오한기 작가라는 사람이 소설가인지도 모른채로, 한 소설가의 소설 쓰기 싫은 날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이 책에 여러번 등작하는 또 다른 소설가 정지돈 작가는 여러번 들어봐서 알고 있었다는 것은 작가에게 의문의 1패를 전달할 것 같다. 하지만 이 흥미로운 책 덕분에 소설가 오한기를 넘어서 인간 오한기를 더 알고 싶어졌고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이 에세이는 초반에 언급되어 있지만 ‘소설에 가까운 에세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에 가까운 에세이는 또 뭘까. 다 읽어본 결과 이 책은 소설과 에세이의 중간, 그러니깐 에세이를 쓴다고 했지만 허구적인 요소도 있다는 말이었다. 초반에는 이제는 우리의 고전에 가까워지고 있는 작품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처럼 어딘가 무기력해 보이는 한 소설가의 일상이 서술되어 있었다.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유명 소설가라고 하기에는 무명 소설가에 가까운 처절한 일상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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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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