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헌법은 무엇입니까?” 이효원 작가의<일생에 한번은 헌법을 읽어라>를 읽고 나서 이 질문 앞에 한동안 머물렀다. 헌법이라는 단어는 멀고 무겁게만 느껴졌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쏟아지는 위헌, 합헌, 헌법재판소 같은 용어들을 대충 흘려듣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모든 단어들이 실은 우리 일상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정확히는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이상과 그렇지 못한 현실 사이의 괴리를 목격했다고 해야 옳겠다.
이 책을 주제로 모인 독서 모임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많이 나온 감탄사는 “이것도 헌법에 있어?”였다. 헌법이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라는 점에 모두가 놀랐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의 위상, 헌법재판관 9명의 임명 구조, 그리고 각 법원의 체계까지. 나 역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 다 법원인 줄 알았다. 부끄럽지만 솔직한 고백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이 각각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임명한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어떤 정권이 어느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사법부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는 구조적 취약성이 보였다.
저자 이효원은 헌법학자답게 매우 이상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꿈꾸는 사람. 플라톤의 국가를 떠올리며 완벽한 시스템을 추구하는 학자. 책 곳곳에서 논어, 맹자, 대학, 중용 같은 사서삼경의 인용이 등장했다. 유교적 이상주의가 짙게 배어 있었다. 나는 장자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노장사상의 자유로움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저자의 고지식함이 때로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 사람은 편법이나 불법, 교묘한 요령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했다. “우리는 이 룰에 맞춰 착하게 살면 되는데, 왜 그렇게 못 사는가?”라는 질문만 던질 뿐, 구체적인 해답은 제시하지 않았다. 물론 그것이 학자의 역할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독자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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