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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크 Jul 04. 2023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자신만의 효용함수 파악하기

 나는 어떻게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그 답은 경제학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추구하는 것이 뭔지에 대해 경험을 통해 기억하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해 나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효용함수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상정한다. 각자 어떤 재화(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해야 자신의 효용(만족감)이 극대화되는지 선험적으로(태어나서부터) 당연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돈과 시간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 돈과 시간을 효용이 높은 곳에 활용한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특정한 재화나 서비스를 어떻게 우선순위를 두고 얼마나 소비했을 때 자신의 효용이 극대화되는지에 대한 효용함수를 선험적으로 체득하고(알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인간이 과연 자신의 효용함수를 알고 있을까? 태어나서부터 바로 효용함수를 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콜라를 500ML 중에 350ML만큼은 먹으면 딱 좋은데 400ML 먹으면 기분이 조금 안 좋아진다는 것을 원래 잘 모른다. 돈이 5000원 있을 때 커피를 사 먹는 게 좋을지 시내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게 더 좋을지 원래 잘 모른다. 광고 모델이 어떤 사람인가가 재화와 서비스의 질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에도 광고 모델을 보고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과 만나고 교류해야 내 효용이 극대화되고 주어진 여러 가지 일 중에 어떻게 내 시간을 활용해야 내 효용이 증가하는지 원래 잘 모른다.


 우리는 왜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저축을 하고 싶어하는가? 바로 효용의 극대화를 위해서이다. 내가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데 돈이 많으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돈이 많다고 해서 그것으로 즉시 효용의 극대화가 가능한가? 내 효용함수가 어떤지도 모르는데 효용의 극대화가 가능할까?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어떤 일을 하면 행복한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야 행복한지, 어떤 사람과 교류해야 행복한지 모른 채로 돈만 주어진다면 내가 행복한 것들에 내 자원을 분배할 수 있을까?


 태어나자마자 어떤 것에 대한 선호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겪어보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으랴? 불에 데이면 아프다는 것을 아이들은 모른다. 가시에 찔리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아이들은 모른다. 직접 또는 간접 경험을 통해 자신의 선호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을 해 보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체계적인 효용함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가령 1년 전에 먹었던 고기집에서의 고기와 오늘 먹었던 냉면 중 어떤 것이 나에게 더 행복감을 주었는지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6개월 전에 읽은 책에서 프랑스 파리에 여행가면 좋은 점을 읽고, 최근 읽은 책에서 미국 뉴욕에 여행가면 좋은 장점을 읽고 나서 어떤 곳에 가면 더 좋을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5년 전에 만났던 사람과 어제 만났던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더 큰 행복감을 주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과거의 기억은 왜곡되거나 희석되고, 잊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느낌은 어땠는지 기억해 두려 한다. 일단 갔던 곳은 모두 네이버 지도 장소에 모두 표시해 두고, 위치 표시된 사진을 찍어둔다. 특징적인 곳이라면 메모를 남겨두기도 한다. 또 평소에 무슨 행동을 하고 누구를 만나더라도 이 행동과 만남이 나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두는지 늘 새기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어떤 것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을 느끼고 내가 더욱 충만해지고 나를 발전시키고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를 알고 그것을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어떤 것을 소비하거나 시간을 활용했을 때 얼마나 소비, 활용하는 게 가장 이익인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가령 나는 밥을 기분좋을 만큼 먹는 것을 좋아한다. 배가 더부룩해지면 소화도 잘 안 되고 몸을 움직이기도 어렵고 살이 찌고 답답해지기 때문이다. 운동도 다음 날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는 강도로 한다. 근육통이 너무 심하면 다음 날 일과 공부가 집중되지 않기 때문이다. 라면은 일주일에 한 번 먹는 것이 딱 적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 먹으면 질린다. 공부할 때 한 과목에 너무 집중하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을 알아서 2~3시간에 한 번 정도는 공부 과목을 바꾸어 준다. 한 가지 책으로만 공부하면 흥미도가 떨어지는 것을 알아서 비슷한 내용이지만 다른 사람이 쓴 책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콘크리트에 오래 갇혀 있으면 답답함이 생겨서 주기적으로 자연 속으로 나가야 한다. 비가 올 때는 따뜻한 음식을 먹어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힘이 조금 없을 때 초콜릿을 먹으면 좋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달리기를 하면 기분이 풀린다. 생각을 오래 내 안에서만 하면 스트레스가 증가해 누군가에게 말을 하거나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게임이나 술 마시기, 폭력적인 영화 보기 등은 할 때는 기분이 좋은데 하고 나면 기분이 너무 안 좋아져서 피한다. 파란색 펜이 집중력을 높여준다. 영상보다는 글을 더욱 좋아하고 편안해한다. 쾌락에 의한 교류보다는 정신적인 교류를 좋아한다. 일반적인 가십거리에 대한 대화보다 무형의 것들에 대한 토론과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요약본보다 줄글로 돼있는 것을 더 잘 외우고 편안하게 볼 수 있다. 블루라이트 차단 지수를 높였을 때 눈이 훨씬 편안하다. 고체펜보다 액체펜이 그립감이 더 좋고 손목이 덜 아프다. 감가상각이 높은 재화(자동차, 옷, 가방, 시계 등)보다 감가상각이 거의 없는 부동산,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 경험치가 쌓이는 경험하기, 정신적인 성장 등을 추구한다. 카페인을 먹는 것보다 민트초코를 먹는 게 더 좋다.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번씩 하는 액티비티는 삶의 활력이 되어준다. 세상의 진리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성취만큼이나 내가 진심으로 멋있고 예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성취를 응원하고 돕는 것을 좋아한다. 나로 인해 이 사회가 행복해지는 것이 내 제1목표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이러한 자신의 특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신의 효용함수가 뭔지 모른채 그때그때 본능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을 공략해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 등과 광고, 게임, 마약, 포르노, 폭력 영화 등의 시장이 발전하고, 인간의 본능을 자극해 소비를 유도한다. 그렇게 본능에 따라 시간과 돈을 소비하면 자신의 효용은 증가하기는 커녕 대폭 감소하고, 돈이 얼마든 공허해지고 삶이 우울해지고 행복을 찾기 어렵다.


 요약하자면, 여러 가지 삶의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많이 해보고, 그때그때마다 내가 느낀 감정과 효용을 잘 기억하고 기록해둔 다음, 비교와 분석을 통해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추구해 나가고,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한지 깨닫고 실천한다면 효용의 극대화,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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