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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Jan 20. 2021

JOB3. 통통한 독일의 요가강사 - HOW편

국제 요가 자격증부터 요가 수업까지 

독일에서나 한국에서나 전문 요가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이 요가 강사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수도 없이 많은 요가 협회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공신력 있는 협회는 바로 미국에 위치한 Yoga Alliance(요가 얼라이언스)라는 비영리 협회이다. 조금 더 인정받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라면 민간 자격증보다는 이 협회에서 관리하는 요가 스쿨의 과정을 따르기를 추천하는데 특히 해외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이 되는 자격증인지를 알아보고 등록해야 나중에 고생해서 딴 자격증이 인정 되지 않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세계 최대 요가 커뮤니티라는 명성에 걸맞게 요가 얼라이언스는 2020년 4월 기준 7000개의 요가스쿨(RYS: Registered Yoga School)이 등록되어 있고 십만명 이상의 요가 강사(RYT: Registered Yoga Teacher)을 보유하고 있다.

 

https://www.yogaalliance.org/


이 곳에 등록된 요가스쿨은 

1. RYS 200: 200시간의 요가 강사 교육 제공

2. RYS 300: 300시간의 요가 강사 교육 제공

3. RYS 500: 500시간의 요가 강사 교육 제공

4. Registered Children's Yoga Teacher(RCYS): 아이들을 위한 요가 강사 교육

5. Registered Prenatal Yoga School(RPYS): 산모들을 위한 요가 강사 교육

의 표준에 맞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며 매년 갱신을 통해 RYS 자격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RYS300의 경우 이전에는 RYS200과정을 반드시 수료한 후에만 도합 RYS500으로 적용되는 기준이 있었는데 2019년 10월 1일부로는 기본 200시간 교육 없이도 300시간 교육을 제공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중에 나는 거의 대부분의 초보 요가 강사들이 선택하는 RYS200, 즉 200시간 과정을 선택하였으며 이 과정의 커리큘럼은 다음과 같다.


1. 기술, 훈련 및 실습(Techniques, Training and Practice): 100 시간

아사나, 프라나야마, 만트라, 명상 등의 요가 테크닉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방법에 대한 실습 및 교육


2. 교수법(Teaching Methodology): 25시간

정렬 지도, 수강생들과의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 기술, 그룹 레슨에서 개인의 특정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방법, 교육 스타일, 시간 관리, 비지니스 측면(마케팅) 등에 관한 교육


3. 해부학 및 생리학(Anatomy and Physiology): 20시간

인체 해부학 및 생리학(신체 시스템, 기관) 및 차크라 등에 대한 교육


4. 요가 철학, 라이프 스타일 및 윤리(Yoga Philosophy, Lifestyle and Ethics for Yoga Teachers): 30시간

요가 철학(수트라 등)에 대한 연구 및 윤리 교육


5.  실습(Practicum): 10 시간

교수법 연습, 피드백 제공 등


6. 선택 과목 15시간

으로 1-6까지 합 200시간이 충족되어야 한다.



요가 얼라이언스에 등록된 발리 우붓의 RYS들을 찾아 티쳐 트레이닝 프로그램 시작일과 가격 등을 알아보고 최종적으로 내가 결정한 곳은 "우붓 요가 하우스(UBUD YOGA HOUSE)"이다. 발리의 유명하다는 다른 요가원들도 알아보았으나 결과적으로는 규모는 작아도 평점이 높았던 이 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가격은 2018년 얼리버드 기준 2200 USD. 그 당시 우붓 다른 요가원과 비교했을 때 평균이거나 평균보다 조금 적은 가격이었다. 


현재(2021년 1월 기준) 우붓 요가 하우스의 티쳐 트레이닝 과정은 코로나로 인하여 온라인 트레이닝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우붓 요가 하우스 웹사이트의 teacher training에 들어가 보았는데 반갑게도 우리 기수의 동영상이 업로드되어 있어서 간만에 그 때의 추억에 잠기게 되었다. 요린이였던 필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https://www.ubudyogahouse.com/teacher-training.html


4주간의 기간 동안 우리 트레이니 8명은 푸르른 논밭이 펼쳐져 있는 요가원에서 매일 아침 7시에 만나 명상과 감사 노트를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시간이 끝나면 화려한 발리의 열대 과일 플레이트를 아침 식사로 제공받아 파파야, 망고, 드래곤프루트, 바나나, 코코넛 등을 원없이 먹을 수 있었다(여기 과일귀신 하나요).

  

그 후에는 매일 다른 프로그램(Hatha, Vinyasa, Ashtanga, Kundalini, Yin, Iyengar)들을 통해 다양한 요가를 체험해보고 책과 워크샵을 통해 요가 이론 및 철학 수업을 받았으며, 명상을 하고, 교수법 교육 후 직접 수업을 해보기도 했다. 또 우붓의 아유르베다(인도 전통 의학) 의원에서 아유르베다 철학을 배웠던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 중의 하나였다.


아침 7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에 끝났던 우붓 요가 하우스에서의 하루는 정말 빈틈없이 꽉꽉 채워져 있었다.

지금에서야 이렇게 좋은 점만 말할 수 있지만 사실 나의 티쳐 트레이닝 첫 주는 정말 고욕이었다. 직장생활만 하다가 눈 떠보니 하루 10시간씩 요가를 수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었다. 몸이 어찌나 말을 안 듣던지 수업 중간 쉬는 시간마다 축 처진 채 정자에 꾸역꾸역 가서 드러눕기 일쑤였다. 같이 수련한 친구들이 와서 괜찮냐고 묻는 데에 대답하는 것조차도 피곤스러웠다. 아차.. 요가 강사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 그러더니 신기하게도 2주차부터는 몸이 적응하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첫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힘든" 것이지 안 힘들었던 건 아니었다 (내가 제일 어렸던 건 안 비밀). 



그렇게 돈을 내면서 한 고생은 그래도 그 끝이 있었고 그만큼의 보람이 있었다. 4주 후 나는 RYT200 과정 수료증을 받고 새내기 요가 강사로 거듭났다. 

 

꿈꾸던 발리에서의 경험과 평생 간직하고 싶은 주옥같은 인생 철학을 마음에 꼭꼭 담아 독일로 온 나는 줌바 강사가 된 과정(https://brunch.co.kr/@thesunnylife/110)과 비슷하게 기존에 다니던 대학 스포츠센터에 이력서와 자격증을 첨부해 이메일을 보냈다. 사실 발리 이후에 순례자의 길을 걸을 생각이었지만 3주 후 돌아올 예정이었으니 지원서는 보내놔도 되겠다 싶었다.


요가 강사 자리가 나서 지원한 게 아니라 "자리가 나면 연락을 해 달라"는 적극적인 어필은 다시 한 번 통했다.

발리-순례자의 길-이탈리아(순례길 이후 급 결정)의 여정을 마치고 독일로 온 바로 그 다음 날, 정말 놀랍게도(이건 진심으로 무슨 운인지 복인지 모르겠다..) 그 곳에서 면접을 보자는 이메일이 왔다. 



그리고 1달 후 나는 너무나도 떨리는 마음으로 요가 강사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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