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로서 느낀 3가지
최근에 한 지원자가 중소기업 필기시험을 응시하다가 어려워서 도망쳤다는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loBtisTYeMU
문제는 아래와 같은 10가지로 구성이 되어 있고 이 영상의 댓글을 보면 '상식이다' '이 정도 문제를 모르면 뽑으면 안 된다'와 같은 공격적인 반응들이 대다수입니다.
[문제]
1. 세계에서 가장 인구 수가 많은 나라를 쓰시오
2. milli, micro, nano를 기호와 숫자로 나타내시오
3. 1[Kg] = x[N]이다. x의 값을 쓰시오
4.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쓰시오
5.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의 대략적인 수치를 쓰시오.
6. 1000원의 대략적인 가치를 달러, 엔화, 위안, 유로로 쓰시오.
7. 대한민국과 뉴욕의 대략적인 시차를 쓰시오.
8.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의 이름과 저자를 쓰시오.
9. 염화 칼슘이 눈을 녹이는 원리를 쓰시오.
10. AI (인공지능)은 무엇의 약자인지 쓰시오.
채용의 관점에서 위 현상을 바라보며 3가지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1. 무엇을 위한 문제인가
문제를 통해 지원자의 무엇이 알고 싶은지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채용이란 조직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인데 위의 답을 아는 것이 해당 포지션의 직무 수행 능력과 조직문화 적합성 측면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위의 내용을 모른다고 해서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없습니다.
2. 상식에 대한 정의
누군가는 상식이라고 하며 기본적인 소양을 이야기하지만 상식은 누가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살아온 시대, 관심사 등에 따라 각자의 정의가 달라집니다. 내가 A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A를 모른다며 비난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모르는 B와 C에 대해 알고 있을 수 있고 그게 상식이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도대체 얼마나 배우며 준비해야 할까
요구하는 게 참 많은 시대입니다. 학교, 학점, 태도, 대외활동, 자격증, 이제는 상식까지. 모든 게 경쟁 중심의 문화에서 비롯되었겠죠. 이제는 대한민국에서도 일과 행복에 대한 정의가 바뀌며 직무와 인성 중심의 채용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영상의 반응을 보며 자신감을 잃거나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