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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직장맨 Jun 19. 2018

변화가 당신에게 어려운 이유

왜 조직과 개인이 변하는 것은 그토록 어려운가?

최근에  우리나라의 정치사에 기록될 큰일이 있었습니다. 거대 야당이자 수차례 집권당이었던 정당이 선거에서 역사적 참패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치적 수준에 이르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변화는 주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금연이나 식생활 같은 일상의 수준에서의 변화에서부터 회사에서 직무와 관련된 새로운 역량을 개발시키거나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 등 어려운 변화라는 개인의 수준에서도 참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역으로 변화의 중요성은 더 커져갑니다. 최근의 변화하는 환경과 세상에 대해서는 뷰카(VUCA)라는 용어를 통해 변동적이고 (Volatile) 불확실하며 (Uncertain) 훨씬 더 복잡하고 (Complex) 또 모호해 (Ambiguous) 지고 있다고 합니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말처럼 개인과 조직에 있어 변화는 경쟁력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외부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조직과 개인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변화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매우 드물게 조직과 개인들은 이러한 변화를 알아차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외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 지금 편안함을 느끼는 컴포트 존(comfort zone)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변화는 필연적으로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불편함이 유지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심리적 노력이 요구됩니다. 불편함을 계속 감수해야 할 피할 수 없는 이유가 없다면 변화의 과정이 시작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중요한 동기는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여 반드시 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변화하는 환경을 인식하는데 가장 큰 장애는 주변 효과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만나는 사람과 계속해서 만나며 그들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하거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유인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들과는 거리를 유지합니다. 이런 주변은 개인 혹은 조직에 있어 세상을 보는 관점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운동을 하러 가면 세상 사람들이 마치 모두 운동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저녁에 번화가에 술을 마시러 가면 마치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술을 마시며 즐기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위치해 있고 그 주변에 따라 그 외부환경이 절대적으로 보이는 것은 우리 인식의 한계입니다. 계속 이런 환경에 놓이면 자신의 가치와 외부환경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강화가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정치인의 어긋한 현실인식도 주변에서 형성된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계속해서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영향을 받으며 동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멀리되며 상황은 악순환이 되기 마련입니다. 


머슬로의 동기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주요 동기 중 하나는 소속감이고 또 한 조직이나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안정감은 심리적으로도 개인의 행복에 중요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의 주변 효과에서와 같이 이런 주변으로 인하여 쉽게 사람의 세상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고 또 하나의 방향으로 강화가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결국은 나에게 안락함과 소속감, 편안함을 제공하는 내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으로 인하여 자신의 관점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강화가 되며 변화가 필요할 때에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을 합니다.


따라서 변화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간단한 방법이나 조언으로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자신의 역할이나 상황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우선 평소의 생활 반경을 의도적으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이나 그룹에 노출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스스로 편안한 주변 사람들과 환경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마련입니다. 시간을 정해 놓고 의도적으로 자신이 소속되어 있거나 혹은 불편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고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팀 안에서 나와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일부러 그 대상과 일부러 시간을 보내거나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를 종종 들어 보는 것, 의도적으로 시간을 할애해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가 소속되어 어울리는 곳이 아닌 새로운 모임이나 그룹에 참석을 하거나 다른 행사들에 가는 것도 본래의 컴포트 존을 벗어나 다양한 시각을 얻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일도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좋은 방법입니다. 물리적인 제약이 있다면 온라인 상에 특정 분야의 모임이나 게시판, 카페 등에 가입하는 것도 다른 방법입니다. 물론 독서는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가성비가 뛰어난 방법이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변화는 '불편함의 감수'가 없이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무엇을 배우는 것도 생각해 보면 서툰 것들을 감내해야 하는 불편함을 과정이며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도 정착이 될 때까지는 어색하고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내가 안락함을 느끼고 편안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변화의 필요성을 감지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괴로울 필요는 없을 것이지만 우리의 본능적인 편안함의 추구에 다소 인위적인 불편함을 찾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변화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종종 나오는 이야기가 냄비 안에 들어 있는 개구리를 이야기합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서서히 불을 지펴서 물의 온도가 오르면 나중에 물의 온도가 너무 올라 생명이 위협을 받을 만큼 환경이 변해도 개구리는 그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죽는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이런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서 여러 모로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실제로 이런 실험은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냄비에 개구리를 넣어 놓고 물의 온도가 올라갈 때, 어느 시점에서 개구리가 뛰어나왔다면 도무지 개구리가 온도변화를 감지하고 뜨거워 나왔는지 아니면 그냥 우연히 나왔는지를 물어 볼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꼭 개구리를 희생시킬 필요 없이 서두에 언급한 정당의 사례만으로도 변화의 필요성은 충분히 설득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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