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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직장맨 Jan 13. 2021

본캐 없이는 부캐도 없다

부업이 유행하는 세상에 회사를 더 열심히 다녀야 하는 이유

언제부터인가 부캐(부속적인 캐릭터)를 갖는 것이 유행처럼 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방송인들이 본래의 이름과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과 캐릭터를 만들어 인기를 끌고 유튜브와 전자책, 소셜미디어 등에는 직장을 다니며 투잡이나 직업 이외의 투자 방법, 부동산 등의 여러 강연과 조언, 노하우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저의 지인 중에는 본캐로는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일하고 쉬는 날에는 부캐로 쿠팡이츠의 배달을 해서 자기 용돈을 버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급 수입 외제차로 음식을 배달하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으며, 이젠  본래의 직장 이외의 수입원을 창출하거나 투자를 하고 있지 않으면 마치 시류에 뒤쳐지거나 무언가 열심히 살고 있지 않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부캐로 성공하는 것은 본캐로 성공하는 것보다 더 쉬울 리만은 없습니다. 가장 흔한 삶의 형태인 직장에 우리가 쏟는 시간은 이미 어마어마합니다. 직장에서 우리가 주중에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고 심지어 이제는 이메일과 메신저 등 각종 디지털 도구들의 발전으로 휴일이나 휴가 때에도 쉬지 않고 연결된 채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절대적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직장 내에서 인정받으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본래의 직장이 아닌 다른 일을 틈틈이 시간 날 때 투자해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될 수 없습니다. 단지 쉽게 되거나 그냥 되는 일들은 좀처럼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돈을 벌거나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들은 종종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새로운 영역들이나 기회들이 나와도 그만큼 새로운 경쟁관계가 생기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며 남달라야 합니다. 그리고 투잡이나 다른 방식으로 성공하거나 부의 창출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본캐 역시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력을 분산하는 것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 하나에도 가시적 결과를 못 내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유재석은 본래의 업에서 오랜 기간 각고의 노력으로 갖추어진 뛰어난 진행실력과 순발력, 그리고 남다른 성실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트롯가수부터 제작자까지의 다양한 부캐들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캐를 소홀히 하며 부캐로 성공을 하려는 것은 단지 환상일지도 모릅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하여 한참을 뛰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다른 대회로 방향을 바꿔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반대로 탄탄한 본캐를 갖추는 것, 일반적인 직장인들에게는 자신이 속해 있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며 점차 그 직무분야나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가는 것은 추후에 이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부캐를 만들 수 있는 단단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앞서 공유한 저의 지인의 사례처럼, 부캐를 통해 성공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추가적인 수입을 얻는 것은 긱이코노미Gig Economy 혹은 플랫폼 노동의 출현으로 인하여 비교적 손쉽게 가능한 일이 되었지만, 사실 그 일들은 휴식이라는 여가라는 값비싼 비용을 치르며 하는 노력이고 투자입니다.


회사라는 조직이 개인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우리가 종종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4대 보험이나 월급과 같은 실질적이고 기본적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회사라는 조직은 개인들에게 소속감 및 사회적 연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회사는 지금과 미래에 큰 영향력을 미칠 사회적 단체이기도 하며, 이익을 추구하는 그 본래의 성질로 인하여 계속 변화하고 개선이 되어야 합니다. 또 변화하는 세상에 능동적이고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덕분에 개인으로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습득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이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으며 조직이 이루는 성과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도 회사에서 업무를 통해 인사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획득하였고 실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며 외국인들과 일하며 영어 실력과 타문화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덧붙여 운이 좋게도 해외에 거주하며 일을 해 보는 경험도 가질 수 있었고 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으며 인생에 중요한 선후배 및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회사로 인한 여러 역경과 어려움, 불만에는 민감하면서도 회사가 주는 여러 효용과 가치들에 대해서는 쉽게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본캐에 충실하며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개인으로 하여금 계속하여 역량을 개발하고 새로운 스킬들을 습득할 수 있게 합니다. 개인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규모 있는 업무들을 수행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계속된 역량의 개발과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직무 전문성이 확보가 된다면 오히려 정년 이후에도 계속하여 그 분야에서 부캐의 역할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이전 상사분께서는 오랜 인사관리, 특히 인재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60대의 연령대에도 왕성하게 코칭과 교육 등을 하시며 현역 못지않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갖게 된 것도 지난 시간 동안 인사관리 업무인 본캐에 충실한 저의 경험이 토대가 되었습니다. 20년째 인사관리라는 분야에 일을 하며 한 분야에 집중했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회사가 제공한 다양한 기회와 도전으로 인하여 경쟁력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수월하게 관련된 지식이나 경험을 나눌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40대가 95세를 넘게 살 확률이 50%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을 해야 하는 기간은 이전보다 훨씬 더 길어지게 될 것입니다. 일을 길게 하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도 일할 기회가 중요해 지고, 어딘 가에 고용되고 사용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더욱 더 중요해 질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성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지금의 본캐에 역량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전자책 [현직 인사임원이 알려주는 외국계 기업 이직, 취업 노하우]의 일부를 수정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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