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마 사운드 활용기
크레마 사운드를 사용하고 난 뒤 자투리 시간 활용이 달라졌다. 더 이상 대중교통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지 않는다.
몇 년 전 동생이 구매한 크레마 카르타를 만져보고 화면 넘김 잔상이 너무 심해 역시 책은 종이책이지 하는 생각으로 줄곧 종이책만 읽어왔다. 가끔 스마트폰에 이북 어플을 깔아 읽어보곤 했으나 머리에 들어오는 느낌이 안나 포기했다.
작년 캐나다에 있을 때 책은 읽고 싶고, 스마트폰은 싫고, 그렇다고 도서관에 가자니 원서만 있고 가끔 보이는 한국 책들은 너무 오래되었거나 교육용들 뿐이었다. 우연히 지인이 사놓고 안 쓰는 크레마 사운드를 중고로 60불에 판다길래 카톡을 주고받고 냉큼 구매해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와서 충전하고 세팅을 해보니 웬걸? 기종의 차이일지 몰라도 잔상도 덜하고 왼/오른쪽에 달린 페이지 넘김 물리키도 생각보다 유용했다. 애초에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의 용도가 아니기에 인터넷 속도에 대해서는 불만조차 생기지 않았다. 페이지만 제대로 넘어가면 되는 거니까.
이제 문제는 어디서 책을 읽어야 할까
졸업한 대학교 전자도서관을 사용할 수 있지만 소장 도서가 너무 적어 바로 포기했다. 예스 24 / 알라딘 / 밀리의 서재 / 리디 셀렉트 등 후보가 꽤 있었는데,당시 지인들끼리 독서모임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라는 책을 읽어야 했다. 찾아보니 모든 사이트에서 해당 책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해당 책이 있고 한 달 무료 체험이 가능했던 리디 셀렉트로 선택했다.
리디 셀렉트 앱이 크레마 사운드에 깔려있지 않아 직접 apk 파일을 받아서 넣어야 하는 조금의 귀찮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사이트로 갈아타기 귀찮아서 쭉 쓰고 있는 상황. 아 한 가지 더 좋은 건 해외 카드결제가 가능했다는 점인데 따로 해외 결제 수수료가 들지 않았다.
인터넷 속도에 대해서 불평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 이북 내에서 책을 찾아 다운로드하으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되기 때문에 핸드폰에 리디 셀렉트 어플을 깔아놓고 (호환 가능) 핸드폰에서 읽고 싶은 도서를 미리 찾아 서재에 넣어둔 후 이북에서 다운만 받는 형식으로 쓰면 훨씬 시간이 절약된다.
작년 9월 구매 이후로 약 7개월가량 사용하면서 대략 20권 이상의 책을 읽은 것 같다.
소설, 자기 계발, 영어 공부 등 일단 흥미로워 보이는 책들은 다 다운받았다. 옛날에는 재미가 없어도 끝까지 읽지 않으면 책을 읽은 게 아닌 것 같은 찝찝한 느낌에 꾸역꾸역 읽었지만 전 보스인 김봉진 사장님의 책 잘 읽는 방법을 만난 후 독서에 대한 부담감이 바뀌었다. 그때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읽고 싶었던 책을 모두 사보고 읽으며 나한테 맞는 책을 찾는 연습을 했다. 지금은 서점에 가지 않고 손 안에서 펼쳐놓고 읽지만 흥미로워 보여서 시작한 책도 아니다 싶으면 가차 없이 안 읽는다. 누가 완독 안 한다고 혼내는 것도 아닌데 옛날엔 왜 그랬는지.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잘난것도 아니고 책 읽기 싫어한다고 못난 사람도 아니다. 그냥 개인의 취향이지. 그래도 나는 특별한 취미가 생기지 않는 이상 계속 독서를 할 것 같다.
아 유일한 단점으로 가끔 벽돌이 되긴 하지만 그때마다 귀에 걸려있는 귀걸이를 빼서 리셋을 해주면 된다.
(그래서 이북 들고나갈 땐 혹시 몰라서 귀걸이는 꼭 하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