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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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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빗소리 Apr 22. 2024

4월 21일 감사일기

1. 새학교에서 해야 하는 새로운 업무들이 버겁습니다. 교무도 충분히 힘들었다 생각하는데, 새로운 업무도 나름의 무게로 힘든 걸 보니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겸손해질 수 있어 감사합니다.


2. 수아가 호두와 놀고 싶어 한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호두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성격이 아닌데, 그래도 수아네와 만남이 계속 이어지는 건 수아 엄마가 먼저 다가와주어서입니다. 호두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고, 그 아이의 엄마와 저도 성격이 잘 맞아서 감사합니다.


3. 서영샘과 지난 금요일부터 급 친해졌습니다. 새학교에서 드디어 친구가 생겨서 감사합니다. 올해가 지나면 다른 학교로 떠날 친구이지만, 뒷일은 생각 말고 올해를 일단 친구와 즐겁게 지내고 싶습니다.


4. 국영수과외는 그리 시키면서 왜 성경 과외는 안 시키냐는 김동호 목사님의 말씀이 뼈를 때립니다. 작심삼일의 반복이어도 계속 큐티와 성경 전집 읽기를 아이와 반복합니다. 말씀 안에서 볼 수 있는 하나님 사람으로서의 삶을 아이가 몸으로 잘 체화하고, 친구들에게 선을 행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5. 지난 주에 함께 놀았던 선우 엄마가 호두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무언가를 먹고 있다가 “이거 드릴까요?”라면서 음식을 권했다 합니다. 7살 아이에게 음식 권함을 받는 일이 처음이라 당황하고 호두에게 고마웠다는 선우 엄마. 호두를 특별하게 생각해주고 칭찬해주는 선우 엄마가 고맙습니다. 그리고 호두가 주변 사람을 챙기는 면이 있어 감사합니다.


6. 태어나서 지금까지 호두를 일관되게 품에서 재우고 있습니다. 잠자리 독립 같은 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호두와 자는 거를 더 좋아해서요. 아이들에게 잠은 꼭 자신이 죽는 거 같이 무서운 경험이라는데, 호두가 가장 무서울 때 꼭 안아주고 안정감을 줄 수 있어 감사합니다. 호두가 지금 내 모습을 기억하고 무의식 속에 담아서 어른이 되어 힘들 때 이 시간들을 동앗줄 삼아 견디길 소망합니다.


7. 교회에 호두의 고정 팬(?) 할머니 권사님들이 계십니다. 호두를 볼 때마다 함박 웃음을 지으십니다. 호두의 반응은 늘 심드렁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타인의 그런 눈빛과 사랑을 아이가 느낄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8. 하나님은 제게 너의 연약함과 상관 없이 너를 쓸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저를 쓰실 수 있도록 늘 기도와 말씀으로 정제된 삶 살게 하소서.


9. 5년 넘게 쓴 나의 반려 전자책을 호주에서 홀랑 잃어버리고 온 뒤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스마트폰보다 더 애착을 가진 개인 물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새 전자책을 샀으나, 자꾸 예전에 손때 묻고 익숙한 기계가 그리워 힘들었습니다. 두달 정도 지나니 이제 좀 적응이 됩니다. 기능도 예전 것보다 더 뛰어나고 크기는 더 슬림해졌습니다. 아끼는 물건을 잃은 아픔을 딛고 새 물건에 적응한 제가 대견합니다.


10. 돈을 아껴보려 밀리의 서재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책을 보려 노력했으나, 문체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 독자인 제게 밀리의 서재에서 볼 수 있는 가볍고 경쾌한 베스트셀러들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독서시간 마저 줄어 들었습니다. 오늘 든 생각은 돈 생각 하지 말고, 정말 내가 원하는 작가들의 책을 사서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곧바로 평소 너무 읽고 싶던 신유진 작가의 전자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너무 좋아 짜릿합니다. 그래 이거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뭐가 중한지 아는 사람으로 나이 들어가서 감사합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건 독서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켜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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