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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Apr 26. 2024

가짜 노동, 가짜 노력을 경계할 것


세상에 짜여진 각본이 있다고 주장하는 엠제이드마코. 나 역시 그 주장에 동의한다. 우리는 이 쳇바퀴 같은 삶 속에서, 노동자로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부를 거머쥘 수 없다. 아무리 대기업이나 구글 애플에서 일한다고 해도 말이다.




노동자는 노동자일 뿐이다. 노동자로서 맞이하는 미래는 정해져 있다. 노동자가 벌 수 있는 돈의 총 량은 결정되어 있다. 소름 돋지 않는가? 미래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최악인 점은 그 미래보다 덜하면 덜했지 더 나은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미래 소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픈 일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수록 더 슬퍼진다. 거기서 벗어나는 일, 그게 바로 짜여진 각본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엠제이의 글을 처음 읽은 게 2년 전, 혹은 3년 전이다. 나는 그때 첫 각성을 한 것 같다. 그의 글에도 나오듯 많은 사람들이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각성한 것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자신은 '오늘부터 다른 사람으로 태어났다'던가, '더 이상 이런 삶을 살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던가, '나는 이제 부자로 살 생각이다'라던가. 다들 그럴싸한 계획을 하나쯤 마음에 품으며 찬란하게 바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찍어낸다. 책을 읽고 잠시 동안 에너지가 넘쳐 각성한 듯 보인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그 각성은 얼마 후 현실이라는 벽 앞에 무너진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노동자의 세계로 돌아간다. 나는 그 부분을 염려했다. 지나친 낙관과 계획 없는 도전은 실패만 낳는다는 걸 알았다. 아니 더 처절하게 이야기하자면 실패할 거리도 못 만든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자기 사업을 시작한다는 도전 자체부터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각성 이후 나는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해왔다. 좋아 보이는 건 이것저것 시도해 봤다. 남들이 한다는 것, 멋있어 보이는 것, 쉽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건 다 건드려봤다. 내가 가진 게 많지 않다는 생각에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계획대로 된 일은 하나도 없다. 사실 고백하자면 계획을 그렇게 촘촘히 세우지 못한 탓이 크다. 그게 현재 문제의 정확한 원인이다. 계획을 촘촘히 세웠을 때 바빠질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의 절망감을 감당하기 싫었다. 그래서 계획을 느슨하게 세우는 걸로 스스로를 속여왔다.



최근 그 문제로 마음고생을 조금 했다. 내가 나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로 마음이 타들어갔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한 걸음을 내딛는 게 정말 힘들었다.



누가 날 좀 도와줬으면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다들 자기만의 문제로 바쁘고 힘들다. 내가 기댈 곳은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리고 그걸 인정하고 나니 뭔가 '다름'을 보게 됐다.





두 번째 각성을 하게 됐다. 거기엔 금전적인 압박도 한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크게 작동한 원인은 내 시간, 내 청춘, 내 인생의 아까움이다. 그 소중한 것들을 이대로 흘러가게 놔둘 수 없다는 심정이 크게 작용했다.



이대로 나를 속이며 살 순 없었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 삼으며 가짜 노동, 가짜 노력을 하며 살고 싶진 않다. '가짜 노력' 그 말이 제대로다. 나는 가짜 노력을 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걸 발견했다. 평소 하던 말대로 문제를 파악했다. 그것도 아주 적나라하게.



이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다. 불필요한 일, 불가능한 일을 제쳐두고 현실적인 일,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게 됐다. 이번 각성을 통해 많은 일들의 진전이 있을 것이란 게 느껴진다. 물론 현실은 늘 냉정하다. 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고작 두 번의 각성으로 엄청난 성공을 누릴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나에겐 앞으로도 더 많은 각성과 도전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가짜 노력과 가짜 노동을 늘 경계해야 한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기로 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게 지난 각성 때 떠올린 진짜 노력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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