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기록>,
블로그 제목이면서 나의 작은 '모토'다.
요즘도 모토라는 말을 사용하려나?
내게 이 말은 좌우명까진 아니지만,
내가 기록하는 방향과 이유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장으로
소중히 여기고 있다.
'사는 것'은 중의적이다.
어떤 가치를 산다는 'Buy'의 의미와
시간을 살아간다는 'Live'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어 특별하다.
그 두 가지를 살펴 기록하는 것,
그것이 <사는 게 기록>이라는 문장에 담고 싶은 내 작은 바람이다.
지금은 글을 쓰고 발행하는 일이 숨 쉬듯 가볍지만,
처음에는 무척 고되고 수줍기까지 했다.
글을 공개적으로 발행한다는 것에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꼈다.
'내 글이 공해가 되지 않기를'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는 글보다 안 좋은 글은,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공해처럼.
그런 마음이 커지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고,
끊임없는 자기 검열을 낳았다.
그렇게 글을 내는 날이 늘면서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은 잘 몰라도,
나쁘지 않은 글을 쓰는 방법은 희미하게나마 알게 됐다.
'자기 자신에 대한 글을 쓸 것!'
다른 사람에 대한 글을 쓰는 건 쉽다.
그리고 호응도 높다.
사람의 심리상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데 관심이 많기 때문인데,
이상하게 그런 글을 쓰고 나면 그날 밤 꿈자리가 사납다.
당사자가 내 글을 보면 어쩌나 싶어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 대해 쓰는 글은 독이 든 성배다.
결국 마무리는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의 기쁨을 위해 성배를 들고 싶지는 않다.
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글은 미음이다.
맛은 없고 조금 심심하지만,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기운을 차리게 한다.
자신에 대한 글을 계속 쓰다 보면
내가 누군지 알게 되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또렷해진다.
아기가 이유식을 먹듯,
차분히 쌓이는 글들은 나를 조금씩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시킨다.
내년에는 조금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써보려 한다.
'이제 이유식을 떼고 삶은 채소 정도는 씹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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