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생일을 맞아 사무실에 떡을 돌렸다.
다들 이게 웬 떡이냐, 자기 생일 떡을 왜 본인이 사다 돌리냐며 갸우뚱한다.
황당해 하면서도 기쁘게 받아주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역시 선물은 받을 때보다 전할 때 감동이 더 큰 느낌이다.
떡을 준 날은 생일이었지만, 사실 생일 때문에 떡을 돌린 것만은 아니다.
모두 열심히 일해주는 마음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비록 그들이 내게 급여를 직접 주지는 않지만,
나는 그들 덕분에 밥벌이하며 즐겁게 산다고 느낀다.
그 고마운 마음을 전할만한 마땅한 날이 없었다.
생일은 그저 핑계일 뿐이고 진심은 그저 감사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실 전에도 몇 번 이렇게 디저트를 돌린 적이 있다.
내가 맛본 빵이 맛있어서 한 바구니 사다 나르고,
회사에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기운 내자고 달달한 걸 주문해 나누기도 했다.
이런 나눔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사람의 기쁨과 힘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이벤트다.
지난 몇 년간 나눔을 해보며 느낀 점이 있다.
맛집 음식이나 커피를 쏘는 건 임팩트가 없다는 사실이다.
매일 마시고 자기 돈으로도 자주 사 먹는 건 그다지 놀랍지가 않다.
사람은 평소와 다른 느낌(비주얼, 소리, 식감)일 때 새로운 인상을 얻는다.
기분전환을 위해서는 약간 뜬금없는 게 필요하다.
자기 돈으로는 잘 안살 것 같은 것이 좋다.
거기에 더해서 유용하거나 맛까지 있으면 효과 만점이다.
뭐가 있을까?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게 몇 개 있다.
떡뿐만 아니라 안부 카드도 좋고 핸드북도 좋다.
화과자도 괜찮은 선택이다.
아이디어 문구 상품도 좋다.
사실 선물은 그냥 다 좋다.
그냥 주기보단 작은 메시지를 적어서 건네는 것도 멋진 선물이 되겠다.
이런 일을 계획할 때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비용보다는 명분이다.
몇 만원 쓰는 게 아까운 마음보다는 '내가 굳이 왜?'라는 생각에 행동을 주저하게 된다.
그럴 땐 이렇게 마음을 먹어보는 게 어떨까?
'내가 굳이 왜?' → '나니까 할 수 있겠는데?'
'특별한 날도 아니잖아' → '특별한 날을 만들어줄 수 있겠다'
'그런다고 누가 기억이나 할까?' → '내 인생에 작은 울림으로 기억되겠지?'
중요한 건 '누가 어떻게 생각할까봐...' 보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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