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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안 Dec 19. 2023

[D+427] 통번역대학원생이 되다.

드디어 끝, 다시 시작

먼지가 이미 두텁게 쌓인 브런치에 오랜만에 들어왔다. 

"1년 프로젝트, 중국어 출판 번역"에서 쓴 글들을 읽자니 새삼.. 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하나하나 읽으면서 저 땐 참 행복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참 아무것도 모르는게 눈에 보이는 듯하고,,


2021년부터 2023년 12월 19일까지 나는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우선 1년 프로젝트는 이미 기한을 훨씬 넘겨버렸고, 현재 출판 번역을 하지도 않으니 다른 글을 써야할 것 같다.


2022년에 처음으로 통대 입시에 도전하면서 참 못해서 많이 울기도 하고 향상되는 내 실력을 보면서 웃기도했다. 그러나 지원했던 모든 학교의 1차에서 떨어지는 쓰디 쓴 고배를 마시고 강제로 재수생활을 했다. 

재수생이 되니 합격이라는 압박감은 더욱 심해졌다. 올빼미형도, 아침형 인간도 아니었지만 나는 불안함과 중국어에 대한 사랑이 한데 섞여 한달에 1~2번은 밤을 꼴딱 새우며 공부했고, 간절함에 운동까지 포기하면서 공부했던 내 몸은 수액에 의존하면서 버티고 버텼다. 다행히도 올해에는 2곳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그리고 몸을 너무 무리한 댓가를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다. 2번째로 코로나에 걸리고 코로나가 나은지 얼마되지 않아 독감에 걸렸다.(독감 백신을 11월에 맞았건만..) 면역체계가 무너진게 여실히 느껴졌고, 그러는 와중에도 만약에 내가 올해에도 다 떨어졌으면 몸도 버리고, 결과도 없고 얼마나 비참한 기분이었을까 생각했다. 


독감으로 어쩔 수 없이 집콕, 방콕을 해야하는 때에 내 허벅지 높이까지 쌓인 학원자료, 요약+에세이 연습장들을 보며 이 기회에 모두 치워버리자! 생각했지만 막상 버리려니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2년간 치열했던 내 모습들이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아서. 그래도 요약+에세이 연습장은 정말 쓸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여기에 기록해두고 버리려고 한다. 


그동안 썼던 요약+에세이 연습장들 그리고 함께했던 펜


초시생 때는 중국어 글자도 잘 못썼을 때라 요약과 에세이를 할 때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스티커를 더 많이 붙여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래서 도망가지않도록. 재수생때는 초시생때 보단 요약,에세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기도 하고, 귀찮음이 많아져서 학원 근처 소품샵에서 마이멜로디 스티커를 사고 새로 연습장을 만들 때마다 스티커를 붙였다. 


연습장을 열어보니 다시 하라고해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허탈했다. 솔직히 내 20대의 끝자락에 통대 입학을 위해 2년이란 시간을 쓸거라곤 전혀 생각한 적이 없었다. 다행히 올해엔 합격했지만 합격을 해도 대학원생일뿐,,, 내가 그 시간동안 취준을 했으면 그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까? 하지만 이미 붙은 거 빨리 졸업하고 취직하자로 생각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대학원 입학 후 느낀 것들, 본것들을 위주로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은 그때까지 면역력도 키우도 체력도 다시 만들어 놓으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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