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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룬다 Sep 30. 2023

LINE의 UX 라이팅 현지화 프로세스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필수 조건은 타깃 언어와 문화를 고려하여 제품을 국제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세계 각지의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동일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제화' 및 '현지화'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필자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획하고 있는데 다국어 지원이 필수적이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는 물론이요, 아랍어, 히브리어, 대만어, 게다가 듣지도 못한 키르기스어까지. 타깃 국가별 키패드 UX뿐만 아니라 언어별 UI 텍스트와 RTL도 고려사항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OE와의 협업을 주도하고자 다국어 처리를 위한 전사적인 i18n 프레임워크를 재정리하였다. 다국어 번역과 현지화 작업, 언어 차이를 고려한 UX/UI 솔루션, SW팀과의 협업 방안 등을 구조화했다. 때문에 다른 회사는 다국어 지원을 위한 로컬라제이션을 어떻게 진행할지 궁금했다.


운 좋게 책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에서 LINE UX 라이팅 팀의 현지화 적용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국어 지원과 관련된 이야기니, 글로벌 프로덕트를 설계하고 있거나 글로벌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목하길 바란다.



1. 국제화 vs 현지화
2. LINE의 UX 라이팅 현지화 프로세스
3.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현지화 팁







1. 국제화 vs 현지화



(1) 국제화 : Internationalization, i18n


국제화는 특정 지역이나 언어에 종속되지 않고 일반화된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어떤 나라든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현지화 및 국제적인 배포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단계이다.



(2) 현지화 : Localization, l10n


현지화는 지역 사용자의 문화, 언어, 사용 맥락 등을 고려하여 서비스를 현지 문화에 최적화시키는 작업이다. 번역에 국한하기보다, 마치 현지인이 이 서비스를 만든 것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타깃 국가/지역의 언어, 문화, 감성, 사용 패턴을 제품에 녹여내는 것이다.





2. LINE의 UX 라이팅 현지화 프로세스



보통은 서비스 제작자의 모국어로 작성된 소스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하고, 번역된 영어가 다시 소스 텍스트가 되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다. 여기엔 일방향적 번역 과정으로 단계가 분절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LINE은 다르다. 변화 가능성이 있을 때 가능한 일찍 협업하여, UX 라이팅과 로컬리제이션을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LINE의 UX 라이팅 현지화 프로세스를 자세히 알아보자.


LINE과 보통의 UX 라이팅 현지화 프로세스 비교




(1) 킥오프부터 선제적 이슈 파악 및 대안 마련


예정된 기능에 대한 사전 리서치와 현지화 일정 조정 등을 위해, UX 라이터와 현지화 PM은 킥오프 미팅부터 참여한다. 보통 UX 라이터 및 현지화 인력들은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배제되거나 마지막 단계에 투입되는 것과 가장 큰 차이이다.


초기부터 UX 라이터들과 현지화 전문가들이 설계, 개발, 디자인 콘셉트와 UI 텍스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언어적 이슈를 선제적으로 파악한다. 현지화 번역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언어 차이나 문화적인 이슈 역시 미리 확인하여 기획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한다.



(2) UX 라이팅 1차 리뷰 안 작성


해당 기능 설계의 윤곽이 잡히면, 다국적 기획자들이 UI 텍스트 초안을 작성하여 UX 라이터에게 UX 라이팅 프로젝트를 의뢰한다. 이후 한··일 UX 라이터들이 함께 의뢰 안에 대해 토론하며 리뷰를 진행한다.


리뷰 시 설계안과 리서치 자료, 관련 기능 히스토리, 마케팅, 보안, 법률적 요구 사항, 디자인 목업 등을 참고한다. 의뢰된 텍스트에 어떤 정보를 더 넣거나 빼야 할지, 제시 맥락에 맞는 톤은 무엇일지, 이 정보를 담는 그릇으로 기획안의 컴포넌트가 적절한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각자의 언어로 동일한 정보를 담은 1차 안을 작성한다.



(3) 인풋 미팅 소집


기획팀과의 추가 논의가 필요한 경우, UX 라이터는 기획자에게 설계안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상세 스펙, 초안에 담긴 기획자의 의도와 서비스를 둘러싼 사업적 배경에 대해 묻는다. 기획자의 첫 제안 안과 1차 리뷰 안이 많이 달라지 이유나 관련된 LINE 텍스트 가이드 등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4) 다국어 현지화 번역


인하우스 번역자들은 한··일 세 가지 언어로 작성된 소스 텍스트와 설계서, 번역용 레퍼런스 문서 등을 참고하여 UI 텍스트를 자신의 담당 언어로 번역한다.



(5) LQA : 언어 품질 검증


작성, 번역된 UI 텍스트가 화면 내 정확한 위치와 타이밍에 잘림 없이 제대로 표시되는지를 베타 버전에서 하나하나 재현해서 최종 확인한다.





3.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현지화 팁



해당 책에서 글로벌 서비스의 성공적인 현지화를 위한 팁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LINE 팀이 몸소 부딪히며 쌓아온 인사이트는, UI 텍스트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 기획자인 내가 고민하던 부분을 긁어주었다.


LINE UX 라이팅의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현지화 팁 3



(1) 정확한 소스 텍스트


처음 작성한 UI 텍스트가 정확하지 않고 중의적으로 해석 가능하면, 현지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기획 의도와는 다른 오역이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소스 텍스트의 UX 라이팅이 정확하게 진행되어야 좋은 현지화 작업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LINE UXLT의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정확한 기획 의도 파악을 위해 기획자 본인이 작성한 텍스트 초안을 함께 받는다. 가능하면 설계 의도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기획자의 모국어로 초안을 작성하도록 권한다. 영어 네이티브가 아니라면 자신이 생각한 콘셉트와 느낌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후, 기획안과 기획자의 모국어로 작성된 초안을 보며, 설계자의 의도와 기능 스펙을 정확한 표현으로 구현한다. 핵심은 모호함과 부정확함을 제거하는 것이다. 오역이 생기지 않도록 UX 라이팅 프로젝트 시작부터 깨끗한 소스 언어를 작성하는 것이다.

 



(2) 포용적인 텍스트 스타일


글로벌 서비스에서 가장 좋은 텍스트 전략은 모든 사용자를 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타일을 견지하는 것이다. 일부 국가에만 적용될 수 있는 표현보다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간결하며 중립적인 글쓰기를 지향해야 한다.


개성적인 보이스나 톤이 보수적인 국가나 종교적 특수성을 가진 국가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할지는 알 수 없다. 격의 없는 표현이 때로는 문화권에 따라 무례하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케팅성 텍스트는 각 대상 문화권과 언어에 맞게 현지 언어의 맛을 살린 글쓰기가 필요하다. 현지화를 위해 글로벌 서비스에 생생하고 개성적인 글쓰기를 포기할 건 없다는 말이다.




(3) 현지 언어 전문가와 현지화 PM의 적극적인 참여


훌륭한 현지화 작업 진행을 위해서는 조직 내에 도착어의 퀄리티를 책임질 수 있는 현지어 전문가와 현지화 PM이 있어야 한다. 현지 사용자가 얼마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받아들이느냐가 글로벌 서비스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지어 전문가는 UX/UI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 특징에 맞는 보이스 정립과 설계서 분석 역량이 필요하다. 게다가 소스 언어가 내포한 필수 정보를 현지어로 압축해 제한된 공간에 빠짐없이 밀어 넣을 수 있는 고도의 언어 운용력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현지화 PM은 현지화 일정과 번역 퀄리티를 제어하는 능력, 다국어 정보 시스템 관리력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현지 특화 스펙, 다양한 언어 관련 피드백, 디자인팀과 개발팀에서 요청해 오는 변경점에 따라 다수의 다국어 데이터 베이스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회사는 다국적 번역 벤더사를 통해 현지화 작업을 수행한다. 이후 현지 법인의 직원들이 번역본을 감수하여, 언어와 문화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거나 각 나라에 맞도록 수정하는 프로세스이다.


HMI 팀이 아닌 SW 팀이 번역 업무를 총괄하기에, 전문 번역진의 제품 스펙 및 UI/UX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때문에 HMI 팀, SW 팀, 번역진, 현지 법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올해 투입된 프로젝트에서 다국어 처리 실무 능력을 높이고, 조직 프로세스도 깊게 관여하여 나만의 인사이트를 전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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