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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룬다 Apr 16. 2023

토스 UX 라이팅에 숨어있는 전략

<실무에서 바로 써먹는 UX 라이팅>



사용자와의 연결고리는 한 줄에 있다



객원 작가로 일하던 당시, 텍스트도 디자인 영역이라고 배웠다. 단순히 글 쓰는 게 아니라 정보를 구조화하여 맥락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사용자와 연결 접점인 UX Writing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엔 기업이 어떤 전략으로 성과를 내는지도 숨어있다. 공감을 끌어내거나 장점을 전달해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 등으로.


책 <실무에서 바로 써먹는 UX라이팅>UX 라이팅 원칙 8가지를 소개한다. 해당 원칙을 체화하기 위해 실제 서비스를 뜯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스는 라이팅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많은 UXer들이 참고하는 서비스이다. 이번 아티클에선 토스 기능을 중심으로 UX 라이팅 원칙 8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UX 라이팅 원칙,

브랜드 가치에 주안두기




책에서 소개한 라이팅 원칙과 토스의 원칙을 비교해 보고 대응되는 원칙을 연결해 보았다.


이는 특정 서비스가 추구하는 원칙의 타당성을 논하기 위함이 아니다. 되레 서비스마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라이팅 목적이 있으며, 이는 브랜드가 사용자와 의사소통하기 위한 지향점임 강조기 위함이다. 사용자는 인터페이스를 마주하며 서비스와 소통한다. 브랜드는 비전 달성  가치 전달을 위해 사용자에게 신뢰를 얻어야 하고, UX 라이팅이  핵심이.


토스는 8가지 라이팅 원칙이 있다. 각 원칙은 토스가 지향하는 5가지 핵심 가치(clear, concise, casual, respect, emotional)에 기반한다. 이를 통해 토스가 어떻게 일관된 목소리를 내어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쌓는지 알 수 있다. 책이나 아티클의 원칙을 가이드로 삼되, 브랜드 가치에 따라 변용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꼭지의 요지이다.








2. 토스의 전략,

결국은 리텐션 확보



토스가 쏘아 올린 일련의 작은 공들이 있다. 점심시간마다 직장인들을 시립미술관 앞으로 보내버린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 이마트 콘칩대란의 '무료 브랜드콘 이벤트', 모임통장 초대하면 주는 '여행 티켓 응모권'까지.



토스가 제 돈 써가면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광고 효과와 유저 리텐션 확보 때문이라 생각한다. 타깃이 기존 고객이냐 신규 고객이냐에 따라 토스가 원하는 것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토스가 주는 경험과 보상으로 이탈은 막고 유입은 늘린다.


토스의 라이팅은 전략적이다. 어렵게 느껴졌던 금융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물론, 유입된 사용자가 다시 찾고 떠나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토스 서비스의 UX 라이팅을 살펴보려고 한다. 앞서 살펴본 원칙과 함께 토스가 비즈니스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도 파악해 보자.






3. UX 라이팅 살펴보기



(1) 함께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



토스 만보기는 지정된 장소에 방문하거나 일정 걸음수를 채우면 포인트를 준다. 사용자가 언제 혜택을 받을지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토스 함께 켜기는 언제 누가 나타나 나에게 포인트를 줄지 모른다.



이미 토스의 혜택을 맛보았다면 푸시 알림을 접한 순간 짜릿해질 것이다. 마치 파블로프 개처럼 조건 반사적으로 앱에 진입하게 되는 나처럼 말이다. 이것이 가변적 보상이 지닌 강력한 훅 모델이다.




해당 푸시 알림은 '트리거-액션' 구조를 지닌다. '근처에 토스를 켠 사람이 있어요'라는 타이틀은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외부 계기로 사용자 주의를 환기시킨다. 곧이어 사용자의 보상 기대를 '지금 눌러서 확인하기'라는 실제 행동과 연결한다.


가변 보상이 형성한 습관(이라 부르고 중독으로 이해하는)은 사용자의 투자로 이어진다.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나 동기를 유지해 주어 습관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보유한 포인트를 토스페이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유용성을 인지하면 행동은 습관으로 강화될 것이다.




가변적 보상은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포인트를 받으면 '친구에게 공유하고 포인트 받기' 버튼이 나오는데, 친구 초대 시 랜덤으로 포인트가 지급된다. 혜택의 크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욕망을 한 번 더 자극한다. 매일 1번째 공유는 100원이라는 확실한 보상도 주면서 말이다. 연속된 트리거로 또다시 강력한 훅 사이클을 경험하게 된다.


'포인트를 받는다=토스에 방문한다'는 토스페이 경험을 유도하는 첫 번째 공식이다. 커머스 진출을 준비하는 토스페이가 사용자 확보하기 위해선 앱에 자주 방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업 모델에 필요한 사용자 습관을 의도적으로 만든 방법이다. 용자 참여가 필요하겠지만 습관이 형성되도록 유혹하는 라이팅의 기술이 중요하다.





(2) 토스뱅크 - 모임통장 여행 티켓 응모권



친구들과 여행 가기 위해 돈을 모으거나 회비를 걷기 위해 모임통장이 필요하다. 많은 서비스 중 토스뱅크 모임통장에 정착했는데 그 이유는 하나다. 공동 모임장 개념으로 정보 독점과 독박 총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모임원 모두 출금 및 이체 권한과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토스는 모임통장에 세계여행 추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유는 명확하다. 역시 유입 확대이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모임원으로 참여한 사용자가 토스뱅크 계좌를 만들거나 토스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유입에 큰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모임통장 라이팅에 주목한 건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사용자의 실패를 기회로 바꾼다. 여기엔 토스의 비즈니스 전략이 녹아져 있다. 관심 없던 사람에게도 기대감을 일으키는 보상을 설계하여 상품 유지에 동기를 주는 식이다.



당첨되지 않은 경우, '꽝'이 아닌 응모권 '더 받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용자는 응모권을 더 받기 위해 자연스럽게 해당 버튼을 누르게 된다. 안내된 당첨자 수는 사용자 자신도 당첨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주기까지 한다. 당첨자 수를 지인에게 공유하면 추가 응모권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또한 일종의 홍보 효과를 노린 셈이다.



응모권이 당첨된 경우에도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당첨자가 당첨 사실을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뽐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선 당첨자 입장에서의 이득을 먼저 안내한 후, '친구에게 자랑해보세요'라고 특정 행동을 제안하였다. 당첨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버튼을 같이 배치하면서 말이다.




둘째, 전문 용어를 사용자 관점의 일반 표현으로 바꾸었다. 이는 여행 티켓 응모권에 당첨되었을 때 안내사항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토스와 토스에게 항공권 업무를 위탁받은 인터파크의 라이팅 친절 강도는 사뭇 다르다. 이 또한 누가 옳냐 그르냐를 따지는 것이 아님을 먼저 강조하고 싶다. 상황에 따른 전달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특유의 표현도 사용자에게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다.


인터파크는 '제세공과금'이라고 표기하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서이다. 반면 토스는 '세금 22%'라고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 감각에 맞는 용어로 표기하였다. 5만 원이 넘는 경품에 당첨되면 제세공과금을 부담해야 하는데, 그 이유도 납득할 수 있게 추가 설명해 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마치며


이 책을 완독하고 실행할 액션을 정리하던 시점, 업무 중 한 가지 피드백을 받았다. 바로 glossary 작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얼마 전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는데, 통일되지 않은 용어로 혼란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책에 소개된 용어집을 만들어 용어 정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찰나, 팀장님께 들은 조언이었다. UX 라이팅은 프로덕트뿐 아니라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Glossary에 이어 UX Writing Guide도 제작 예정이다. 다른 프로덕트의 초기 기획도 병행 중인데, 유저 범위도 넓고 다국어도 지원해야 한다. 초반부터 정립하지 않으면 뒤늦게 골머리를 앓을 것이 분명하다. 구축 시간이 걸리겠지만 재밌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비스 성격에 따라 내용이 달랐지만 구축한 가이드 템플릿도 공유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행착오 겪은 후 공유글로 다시 돌아와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며 해당글은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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