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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룬다 Oct 12. 2023

모두를 포용하는 UX 라이팅 (feat. 인스타그램)

<UX 라이터의 글쓰기 수업>


인간 중심 디자인의 가장 큰 단점은
디자인 프로세스에 다양성을 어떻게 포함할지에 관한 지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어떤 인간을 중심으로 할 것인가?




올해 초, 영업팀이 제품 디자인에 교통 약자를 고려해 달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스크린 밖은 내 영역이 아님에도,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프로덕트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리서치에 나섰다. 곧장 한국과 더불어 미국, 유럽의 성인 휠체어 사용자의 동작범위를 고려하여 HW 디멘션 가이드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우리 팀은 충전기 내 문구의 접근성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HW을 넘어 UX 라이팅에도 다양성고려한 것이다. 오늘의 책 <UX 라이터의 글쓰기 수업>에서 '모두를 포용하는 글쓰기'를 강조한다. 문화, 민족, 나이, 장애, 젠더, 섹슈얼리티, 능력이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전 아티클서도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현지화를 위해 '포용적인 텍스트'가 언급했다. 여기엔 타깃 국가의 문화를 고려하여 보편적인 텍스트 스타일을 견지하고자 함이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특정한 사람을 소외시키거나 배제시키지 않는 '포용적인 UX 라이팅' 내용 정리해 보았다.



1. 포용적인 언어가 필요한 이유
2. 투명성에 다가가는 질문
2. 포용적인 UX 라이팅 하는 법
3. 접근성을 제공하는 UX 라이팅
4. 화면 낭독 프로그램 작업 시 주의할 점








1. 포용적인 언어가 필요한 이유




(1) 포용성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모든 사람은 살아가면서 어떤 형태로든 장애를 경험한다. 인간이 세상을 경험하는 보편적인 방식에 집중하면, 디자이너와 UX 라이터는 포용성의 영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스마트 스피커와 비 터치식 인터페이스는 팔 움직임에 제한이 있거나 아예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을 위해 디자인되었다. 하지만 아이를 안고 있는 부모나 요리하는 사람 등 상황에 따라 팔을 쓸 수 없는 사람도 돕는다. 들리지 않는 사람을 위해 디자인된 인터페이스는 청력에 제한이 있거나 시끄러운 곳에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2) 비즈니스 혁신과 매출로 이어진다


소외되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많게는 수십 번씩 작은 배제를 경험하고 있. 제품 잠재적인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제품을 떠날 것이다.


그만큼 매출을 좌우하기 때문에 모두를 담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포용적인 언어는 모든 사용자가 제품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다양한 잠재 고객을 고려하고 제품 개선 포인트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혁신으로 접근할 수 있다.






2. 투명성에 다가가는 질문



모든 사람에게 제품 사용 흐름을 더 쉽게 제공할 방법은 무엇일까? 핵심은 '투명성'이었다. 제품에서 정보를 수집할 때 어떤 의도로 사용할 것인지 사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UX 라이터라면 제품에서 수집되는 정보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UX 라이터로써 할 수 있는 질문들은 이러하다.


이 정보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종류의 가설을 세울 수 있는가?


수집된 정보를 타인이 남용할 수 있는 경우는 무엇인가? 

인구통계학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조직 내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하자. 회사의 방침과는 반대로 어떤 개인이 이 정보를 비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무엇인가?


이런 정보를 요구했을 때 어떤 사람이 더 어려움을 느끼는가?

요구하는 정보가 답을 할 수 없도록 배제하는 내용이라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트라우마를 다시 떠올리게 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포용성을 고려하면 제품 개발 시 어떤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어떤 정보가 왜 필요한지 설명한다면 소외된 사람뿐만 아니라 쉽게 분류하기 어려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훨씬 양질의 정보를 얻게 되어 알맞은 대응을 할 수 있어 사용자와 기업 모두 윈윈 할 수 있다.


환영받지 못할 질문일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고 윤리적인 데이터 사용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투명성과 맥락을 더한다면 소외된 사용자 경험을 더 수월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






3. 포용적인 UX 라이팅 하는 법



친한 친구에게는 어떤 방법으로 설명해야 먹힐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사용자 맥락을 알지 못한 채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 채 말이다.


그렇기에 잠재적인 사용자가 제품 사용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품 언어도 마찬가지다. 해당 책에서 발견한 포용적인 UX 라이팅을 위한 가이드 일부를 소개한다.




(1) 특성에 가치를 부여하는 언어 사용하지 않기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가치를 부여하면 안 된다.



(2) 사람을 설명할 때 권위적인 언어 사용하지 않기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사용자를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을 잘 알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용자가 명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문구를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3) 단수형 '그들 They' 사용하기


영어로 라이팅 한다면, 이분법적인 성별 대명사를 버리고 단수형 '그들'을 사용하는 걸 지향한다. 인터페이스에서 사용자를 대명사로 지칭하는 경우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사용자의 젠더와 별도로 대명사를 어떻게 쓰면 좋을지 물어본다. '남성'이라고 해서 모두 '그 he'라는 대명사를 쓸 것이라 단정 짓지 않는다.

'선호하는' 대명사가 무엇인지 묻지 않는다. 요청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정보를 사용자가 편집할 수 있도록 한다. 언제라도 사용자가 자신을 지칭하는 대명사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인스타그램] 성별 대명사, 성별 선택 화면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편집에 성별 대명사와 성별을 지정할 수 있다. 성별 대명사 설정에서 영어의 경우 she/her, he/his/him 외에도 they/them/their을 추가할 수 있었다. 성별 선택 화면에서는 직접 성별을 지정하거나 언제든지 수정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4. 접근성을 제공하는 UX 라이팅



UX 라이팅을 문제 해결이라는 '디자인' 관점에서 보면, 대다수가 아닌 모든 사용자가 목표를 이루고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UX 라이터는 웹 콘텐츠 접근성 가이드(Web Content Accessibility Guidelines, WCAG2)에 따라 콘텐츠의 접근성 수준을 측정한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인지 가능성

사용자가 모든 감각을 활용하여 콘텐츠나 작업을 인지하지 못하면 안 된다.


텍스트가 아닌 콘텐츠에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한다.

멀티미디어에 자막이나 기타 대안을 제공한다.

콘텐츠 제작 시 의미를 잃지 않고도 보조공학 등의 여러 방식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보다 더 쉽게 보거나 들을 수 있게 만든다.



(2) 작동 가능성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수행할 수 없는 상호작용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모든 기능을 키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읽고 사용할 충분할 시간을 제공한다.

발작이나 신체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는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찾아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키보드 이외의 다른 입력 방식은 쉽게 할 수 있게 만든다.



(3) 이해 가능성

콘텐츠나 작동이 사용자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면 안 된다.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콘텐츠가 예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작동하도록 만든다.

사용자가 실수하지 않도록 하고, 실수했다면 이를 수정하도록 지원한다.



(4) 최신 상태 유지

기술과 사용자도 계속 진화하므로, 콘텐츠도 이에 맞춰 계속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최대한 최신 및 향후 사용자 툴과 호환성을 확보한다.






5. 화면 낭독 프로그램 작업 시 주의할 점



화면 낭독 프로그램, 일명 스크린 리더는 시각장애인이 화면상의 정보를 들을 수 있도록 음성으로 출력해 준다. 스크린 리더는 사용자에게 제대로 된 맥락을 전달해야 되는데, 시각 장애인을 고려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화면을 듣고 이해해야 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UX 라이팅에서 어떤 점이 고려되어야 할까?




(1) 공간이 아니라 시간순으로 UX 라이팅 하기


시간순 UX라이팅은 인터페이스의 공간 상에 표시되는 순서가 아니라 일어나는 순서에 따라 설명하는 것이다. 기기와 브라우저마다 인터페이스가 다르게 표시되기 때문에 스크린 리더는 시간순으로 UX 라이팅 해야 한다.



듣는 사용자는 문구와 개체 간의 공간적인 관계를 볼 수 없다. 전 인류가 보편적이고 선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맨 위는 처음, 맨 아래는 마지막이라는 패러다임을 활용한다.




(2) UX 라이팅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스크린 리더 사용자 대부분은 정보를 왼쪽에서 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분석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문구의 순서와 배치를 검토해야 한다.


비밀번호 설정 규칙,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이용 약관 동의와 같이 어떤 정보가 작업 수행이나 결정에 필수적인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그 정보를 해당 텍스트 필드나 동작 버튼 앞에 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 내용이 툴팁이나 정보 버튼 형태로 숨겨져 있다면, 사용자가 결정을 내리는 지점에 이르기 전에 이를 표시하도록 한다.


[인스타그램] 비밀번호 재설정 화면


인스타그램의 비밀번호 변경 화면에서도 이를 고려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개 비밀번호 설정 규칙은 입력 필드 아래에 배치되는 것이 태반인데, 인스타그램은 화면 타이틀 하단에 비밀번호 설정에 필요한 정보를 먼저 표시하였다.




(3) 색상이나 아이콘만 사용하지 않기


문화권마다 색상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 특히 색각이상자나 시각장애인에게 색상이 가진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때문에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문구를 추가하여 메시지를 귀로 들었을 때 정확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빨간색에 경고 아이콘을 넣으면 시각적으로 효과적이다. 하지만 될 수 있으면 맥락을 제공하여 작업을 저장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없다는 식의 맥락을 설명해 주면 더 좋다.




(4) 행동이 아니라 동작을 설명하기


터치 인터페이스가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체하고, 음성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경우 '탭'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렇기에 인터페이스와 기기 관련 지식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동작을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예외가 존재한다. 핀치-스프레드 인터랙션을 '손가락을 모아 축소'와 같이 제스처가 인터페이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이 책에서 접근성을 높이는 UX 라이팅을 위해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을 언급한다. 명확성, 에러 메시지와 스트레스 케이스 메시지 구성, 작성한 메시지의 효과 테스트가 그 핵심이다.


그중 인상 깊은 건 '스트레스 케이스(stress case)'였다. 이는 매우 적은 수의 사용자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엣지 케이스(edge case)'의 반발에 생긴 말이다. 백 살 넘은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출생 연도 범위를 제한한 경우, 사용자가 느꼈을 좌절과 감정에 주목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 케이스인 것이다.



이런 스트레스 케이스를 발굴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포용성을 추구하는 것에서 비롯될 것이다. 평소 염두에 두지 않으면 실수하게 되니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특히 언어에 관한 사고방식은 변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 소외될 수 있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에 발맞춰 감각을 예민하게 키워야겠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이번 글의 연장선으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앱을 제작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작성해 보려고 한다. Talkback과 접근성 UX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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