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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자스타니 Jul 12. 2024

제라늄 오덕송

내가 꽃을 좋아한 건 아주 어릴 적부터였지만, 본격적인 식물집사생활이 시작한 건 결혼 후 나만의 베란다가 생기고부터다.

그 당시 가장 좋아하던 식물은 제라늄이었고  추앙하는 글을  지어 바칠 정도로 좋아했다.


< 제라늄 오덕송 >


일 년 내내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아름다운 을 보여주는 한결같음이 으뜸 덕이요,

추위와 더위, 건조에도 굴하지 않는 강건함이 두 번째 덕이요.

툭 꺾어서 래에 꽂아만 둬도 뿌리를 내리는 질긴 생명력이 세 번째 덕이요.

병충해와 타협하지 않는 곧은 의로움이 네 번째 덕이요.

사람을 그토록 기쁘게 함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는 겸손함이 다섯 번째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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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에서 조차 피는 시기에 따라 조금씩 색이 달라지는 제라늄도 있다. 제라늄은 잘 관리하면 거의 일 년 내내 꽃대를 올려준다.


제라늄 중에서도 리갈계통은 잎과 줄기가 뻣뻣하지만 추위와 더위에 더 강하고 짱짱하여 대주로 키우기 아주 좋다.

제라늄은 대개 병충해가 별로  없지만, 우리 많이 볼 수 있는 줄기 통통한  조날계열이 여름철 고온다습 상황에서 간혹 무름병이 생기기도 한다. 이거 말고 다른 병충해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제라늄의 일종인 구문초를 창가에 두면 모기가 그 냄새를 싫어한다고 해서 키워본 적이 있었다. 모기퇴치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구문초의 덩치가 의자만큼  커져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데다 소박한 꽃은 손톱만 해서 결국  손절했었다.


제라늄은 수형 관리를 위해 꽃이 지면 순따주기를 해줘야 한다. 이때 자른 새순이 이나 줄기를 비료기가 없는  모래나 무비상토에 꽂아놓으면 뿌리를 내린다. 하얀 뿌리가 밖으로 몇 가닥 보이면 ,  영양성분이 있는 원예용 상토로 옮겨 는다. 봄가을에 삽목하다른 계절에 비해 성공률이 높다.


집 앞 하나*마트 로컬코너에서 4? 6천 원? 아무튼 저렴하게 산 제라늄이다. 이름 없는 이 제라늄은 잘 익은 복숭아 속살로 만든 것 같은 색깔이어 나 혼자 몰래 ( peach )라고 불렀다.


식물 키우기에도 유행이 있다.

다육이 붐이 일기도 했고, 비싼 열대 관엽류나 난초 등이  관심을 끌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꽃으로 시작해 위의 모든 식물을 다 키워본 후 분재로 최종 정점을 찍기도 한다.


이제 막 식물이나 가드닝에 관심갖기 시작하는 분이 있다면 제라늄을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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