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생물학회 (American Society of Microbiology)에서는 매년 Agar Art 대회를 개최한다. 미생물 실험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동그란 플레이트에 아가 Agar(한천)와 세균마다 필요한 독특한 영양분을 넣어서 배지를 만든다. 젤리 같은 반고체 상태의 아가 플레이트는 미생물의 의식주(衣食住)가 된다. 이 플레이트에 미생물을 도말하는데, 이때 도말하는 방법과 기구에 따라 하나의 세균이 하나의 군락(Colony)을 형성할 수 도 있고, 세균이 도말한 자리를 따라서 줄 모양으로 쪼롬히 자라는 것도 볼 수 있다. 처음 눈에 보이지 않았던 미생물들은 37도 인큐베이터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색깔의 군락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의 사진은 5살 아이의 손바닥을 아가 플레이트에 찍은 후 배양한 사진이다. 사람의 손에서 저렇게 다양한 색깔의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미생물학자들은 각자 독특한 환경에서 그들이 연구하는 미생물을 길러낸다. 요즘은 배양하지 않더라고 미생물의 유전자 연구가 가능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양되지 않는 미생물의 연구는 그리 쉽지 않았다. 미생물 배양은 미생물학자뿐만 아닌 분자생물학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생명과학 실험에서 필수적인 실험방법이다. 특정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가장 쉽게 가장 많이 가장 빠르게 자라는 이 미생물을 이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By Bill Branson – (Edited by Fir0002)(Edited by Drhx) - This image was released by the National Canc
그렇다면 어떻게 ‘아가 아트’가 가능할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미생물은 다양한 색깔의 군락을 이룰 뿐만 아니라, 그들을 의식주인 아가의 색깔도 다양하다. 각각의 미생물의 성장에 특화된 영양분을 넣어주기 때문인데, 혈액 성분을 넣으면 붉은색, 혹은 초콜릿 색을 띠는 아가 플레이트도 사용되며, 형광물질을 내는 미생물도 키워서 UV 램프 아래에서 관찰할 수도 있다.
ASM 은 이러한 미생물의 미적 특성을 이용해 2015년부터 이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참가할 수 있는 분야는 12세 이하의 어린이, 학부-대학원생을 포함하는 프로페셔널, 포스트닥-교수 이상이 참여할 수 있는 메이커 부분으로 나뉜다.
어떤 타입의 아가 플레이트나 미생물도 가능하다.
일명 뽀샵은 불가능하다. 플레이트 내의 비 미생물이 있으면 안 된다.
작품은 새롭고 독창적이어야 하며 인터넷이나 다른 곳에 미공개된 작품 이어야 한다.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적합한 언어로 작품 설명을 해야 한다.
사용되는 미생물에 따라 적합한 생물 안전 수준 환경에서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각 작품은 최대 5 명의 예술가의 협동작품을 인정한다.
각 크레디트 아티스트는 최대 2 개까지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참가자는는 18 세 이상이어야 하며, 미성년자는 법적 후견인이 대신하여 제출할 수 있다.
응모자는 자격을 갖춘 아티스트의 나이와 경험에 따라 적절한 콘테스트 카테고리를 선택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자동 실격 처리될 수 있다.
1차 선택된 작품들은 온라인에서 공개하며 일반인이 선정하는 '인기투표'도 진행된다.
그럼, 올해의 작품을 감상해보자.
인상적인 건 메이커 부분의 1등인 미생물로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 작품이다. 제일 맘에 드는 작품은 인기상을 받은 Hungarian Folk Art으로 꼭 이쁜 작품 하나 벽에 걸어두고 싶은 마음이다.
미생물은 미(微, small) 일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미(美) 일 수도 있다.
#ArtAgar #A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