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이 운동을 하던 적이 있다. 넷째를 낳고 한때 몸짱이 된다고 2-3년을 근력 운동에 매달렸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근력 운동을 하니 복근도 생겼다. 식스팩이라는 복근을 만들고 나서야 근력 운동에 대한 열정은 완전히 사그러들어버렸다. 운동에 미쳐지냈었던 그 때, 나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아이가 넷인데도 이렇게 날씬하고 몸매가 좋다니 대단하세요!"라는 칭찬에 중독돼 있었다. 내 인생은 44년 동안 항상 그런 식이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이루고 나면 허무했다. 한없이 추락했다. 그저 깊은 우울과 무기력의 수렁으로 빠져버렸다. 미쳐있었던 그 무언가가 전혀 하기 싫어졌다.
손발이 아예 묶여버리고 집 밖에 나설 기운조차도 없이 침대에만 누워 있었던 지난 1년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운동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운동을 시작한지 이틀째다. 이제 운동은 하나님이 너무나 사랑하시는 나 자신을 아끼고 보호하기 위한 일이다.
나를 지극히 혐오했던 44년의 긴 터널을 지나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나의 몸을 사랑한다. 이제는 복근도 없고 쭈글쭈글한 뱃살을 가졌어도 나는 안다. 나는 '하나님이 지극히 사랑하는 이'이기에 내가 어떤 상태이던지 괜찮다. 걸을 수 있는 내 두 발을 사랑한다. 운동하며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 만물들이 새롭고 또 새롭다. 감탄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아름다운 것들 투성이다.
그토록 싫어서 들어가기 싫었던 집도, 눈물만 나도록 증오했던 이 동네와도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주님이 다 예비하셨기에.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요한계시록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