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은 줄리어드 Oct 25. 2022

다시, 운동하다

운동의 새로운 이유와 목적

미친 듯이 운동을 하던 적이 있다. 넷째를 낳고 한때 몸짱이 된다고 2-3년을 근력 운동에 매달렸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근력 운동을 하니 복근도 생겼다. 식스팩이라는 복근을 만들고 나서야 근력 운동에 대한 열정은 완전히 사그러들어버렸다. 운동에 미쳐지냈었던 그 때, 나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아이가 넷인데도 이렇게 날씬하고 몸매가 좋다니 대단하세요!"라는 칭찬에 중독돼 있었다. 내 인생은 44년 동안 항상 그런 식이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이루고 나면 허무했다. 한없이 추락했다. 그저 깊은 우울과 무기력의 수렁으로 빠져버렸다. 미쳐있었던 그 무언가가 전혀 하기 싫어졌다.


손발이 아예 묶여버리고 집 밖에 나설 기운조차도 없이 침대에만 누워 있었던 지난 1년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운동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운동을 시작한지 이틀째다. 이제 운동은 하나님이 너무나 사랑하시는 나 자신을 아끼고 보호하기 위한 일이다.


나를 지극히 혐오했던 44년의 긴 터널을 지나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나의 몸을 사랑한다. 이제는 복근도 없고 쭈글쭈글한 뱃살을 가졌어도 나는 안다. 나는 '하나님이 지극히 사랑하는 이'이기에 내가 어떤 상태이던지 괜찮다. 걸을 수 있는 내 두 발을 사랑한다. 운동하며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 만물들이 새롭고 또 새롭다. 감탄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아름다운 것들 투성이다.


그토록 싫어서 들어가기 싫었던 집도, 눈물만 나도록 증오했던 이 동네와도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주님이 다 예비하셨기에.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요한계시록 21:4)


작가의 이전글 지금 있는 이 모습 이대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