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edsmupet
Jun 01. 2022
며칠 전 방문했던 할머니가 그날 밤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감한 임종인데 마음이 저항을 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의 죽음이라면 이렇지는 않을 텐데, 한 번의 만남으로 '아는 사람'이 되어버린 이의 죽음은 웅덩이를 만난 물 마냥 흐르지 못하고 고인다.
웅덩이에 고이는 물, 다 고이기 전에는 흐르지 못할 것을, 내가 뭘 어쩌랴 싶어 그냥 두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웅덩이가 다 찼는지 감사함이 헛헛함을 채운다.
할머니의 손을 마사지하며 속에서 흘러나오던 말이 있다.
'긴 세월, 이리 고운 손으로 잘 살아오신 당신의 삶에 감사합니다. 이 만남에 감사합니다.'
할머니의 손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넨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날, 그 시간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