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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열차 Nov 17. 2024

통영시 연화도

수려한 자연이 주는 기쁨을 누리다.

연화도는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24km, 바다 위에 연꽃처럼 떠 있는 섬이다.

통영의 43개 유인도 가운데 최초로 사람이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연화도의 최고점은 연화봉(212m)이고 해안선을 따라 해식애와 기암절벽이

발달하여 특히, 용머리바위는 통영 8경 중의 하나일 정도로 절경 중에 절경으로 꼽힌다. 

또한 불교계의 순례지로 알려져서 작은 섬 안에 사찰 한 곳과 암자, 석불 두 개와

오 층 석탑이 있을 정도로 불교와 인연이 깊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한 시간 정도의 뱃길이면 선착장에 닿는다.

비교적 조용한 선착장에 관광객을 내려 준 도선이 떠나고 나면 

몇 안 되는 어민들이 포구에서 일하는 모습과 선착장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갈매기의 무리들로 평화로운 연화도의 첫인상.



섬의 여행은 포구에서 시작하여 연화봉 방향으로 오르는 것이 순서인 듯하다.

섬을 둘러보는데 세 시간 정도가 걸리니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마을을 구경하며 산을 오른다.

여행자를 위한 표지판이 따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조그만 섬에서 길을 잃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조금씩 시야가 높아질수록 포구를 아래에 두고 오르는 느낌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다.

산을 오르는 입구에서 텃밭을 일구고 있는 연로하신 주민을 만났다.

이곳에서 민박집을 하시는 분인데 짧은 만남이었지만 섬의 속도에 맞추어 사시는 느긋한 

태도와 따듯한 인정이 인상적이었다.

육지에 사는 나는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달리기만 했지 잠시 멈추거나 

뒤 돌아볼 여유도 없이 시간에 쫓기 듯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섬의 매력에 이끌리는 것인가?

이 여행을 통해서 나는 섬의 정신을 이해하고 그 시간에 맞추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섬에 사는 주민은 사람이 그립고 육지에서는 섬이 그리워지니 짧은 시간, 연화도를 담아가고 있는 나와 

주민에게는 작은 행복일 수 있다.

느릿한 걸음으로 연화봉에 오르니 탁 트인 시야에 봄이 들어오고 있었다. 



섬의 정상에는 아담한 정자 하나와 해수관음상이 연화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운을 나타내고 있다.

6월 즈음, 섬 전체에 수국 마저 핀다면 그 아름다움으로 외경심에 사로 잡힐 듯하였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용머리 해안은 섬의 절경 중에 절경이었다.

숨이 멈출 것 같은 절경과, 윤슬로 빛나는 바다에서 위안과 힘을 얻는다.

지루한 일상에 활기를 불러오는 신비의 섬.

햇살이 찬란한 섬의 정상에서 진정한 나 자신이 된다는 생각으로 행복했던 하루!



세 시간의 짧은 트레킹에서 얻어가는 청정한 공기와 투명한 봄빛,

숨을 쉴 때마다 들이마신 고요함과 평온함을 가슴 가득 담고 돌아간다.



뜨거운 양철 지붕 같은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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