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또다시 찾아온 이별의 시간....
약 4개월을 매일 옆에 붙어있다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때가 왔다.
애초에 90일로 계획한 이번 여행은 코로나 덕분에? 비자가 연장되었지만 회사 일도 있고 설 연휴를 같이 보내고 싶어 하는 가족들 때문에 108일 만에 한국에 가기로 결정했다.
비자 연장으로 4월까지 머무를 수 있었기에 이별이 더욱 쉽지 않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 상황이 우리를 어떻게, 얼마나 떨어트려 놓을지 모르기에 가능할 때 최대한 오래 붙어있어야 하나 계속 고민했다. (작년 1월에 헤어지면서 2-3개월 뒤 다시 보자 해놓고 코로나가 터져서 9개월간 롱디로 보내야 했기 때문에ㅜㅜ)
하지만 몇 주 더 같이 있는 것이 우리 상황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유럽의 어느 국가에서 같이 살 계획을 하고 있고 그러려면 나에게는 장기체류 비자가 필요하다. 또 물가 비싼 유럽이니 수입원이 되어줄 일자리도 필요하다. 일자리는 내가 어찌 저찌 노력하면 먹고 살 수야 있겠지만 일을 구하는데도 비자의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에 우선은 비자가 가장 큰 문제이다. (비자 관련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쓸 예정)
한국으로 떠나기 며칠 전부터 다시 이별할 생각에 눈물바다가 된 것도 여러 번. 지칠 만도 한데 참 많이도 울었다. 애써 우리의 상황을 긍정하며, 다시 만날 계획을 세우고…. 그런데 그 계획들은 지금 당장 내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시간이 지나야 해결되는 것들이기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면서…. 한 명이 울기 시작하면 다른 한 명도 참아왔던 눈물이 터지고 그럼 또 한 명이 위로하고 웃겨주다가…. 일상 속에서 더 이상 같이 하지 못하게 되는 일들을 마주하면 또 눈물이 터지고 그렇게 반복하며 일주일을 보냈다.
떠나는 날 아침. 이미 그 전날 많이 울었기에 더 이상 나올 눈물도 없을 줄 알았는데 공항으로 향하는 차를 타자마자 눈물이 주르륵하고 흘렀다. 공항으로 가는 30분의 시간이 어찌나 슬프고 힘들었는지… 그리고 이제는 정말 가야 하는 시간 마지막까지 눈물의 포옹과 키스로 서로를 놓아주기 싫어 무척 애쓰는 우리가 서글펐다. 나는 공항으로 들어서고 나서도 한참을 울었고 환승을 하며, 비행기 안에서도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별은 참 힘들다. 우리가 완전히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나이가 들어도 참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 나는 정말 헤어짐의 순간이 싫다. 다음에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이 언제일지 모르겠다. 그저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때는 이렇게 헤어지지 않아도 되기를… 우리가 마음껏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한다.
현 시각에도 국제연애 장거리 롱디로 힘들어하시는 모든 분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