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그림 그리는 것을 동경했는데, 마침 집 근처에 드로잉 카페를 발견해서 가보게 됐다!
위치는 화성행궁 그림 제작소를 검색하면 네이버에서 찾을 수 있다.(가끔 근처에 카페 그리다 와 착각해서 검색하기도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여기가 취향이다)
2층 카페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문구인데, 엄청 공감됐다. 난 초등학교 때 미술시간에 학교에서 구비해준 물감을 풍성하게 사용하면서(낭비하면서) 미술에 재미를 붙였는데, 나이 먹고 내 돈 주고 물감 사려니 가격이 부담되는 데다가 입시미술을 잠시 하면서 내가 데생에 재능이 없다는 걸 깨닫고(데생만 그랬을까?ㅎ) 흥미만 남기고 손대지 않는 추억 속 취미생활쯤으로 전락한 미술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물감 아까운 줄 모르고 펑펑 써가며 즐겁게 그림을 그렸던 추억이 내가 그림 그릴 때 익숙한 표현법으로 그림에 묻어났던 것 같다.
드로잉 카페에 와서 좋았던 점은 내가 미술도구며 물감을 장만하지 않아도 2만 원 내외로 원하는 만큼 물감을 짜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물감을 원 없이 섞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달까?
내가 고른 도안은 스누피가 개집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그림이었다. 요새 일에 치이니 쉬고 싶고 마음 편해지고 싶었는데, 그 마음이 도안 고를 때 불쑥 튀어나온 모양...ㅎㅎ
실제로 2시간 정도면 작은 캠버스 1개에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데 클래식 음악이 들리는 카페에서 수다 떨며 채색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모처럼 직장 고민, 대인관계 문제 등등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생각들에서 벗어나 뿌듯한 결과물까지 챙겨갈 수 있는 좋은 취미생활인 것 같다.
나처럼 멍 때리다가도 잡념에 골 아픈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그림 그리는 솜씨가 없어도 컬러링북 채색할 정도의 색감만 있어도 할만하다.
집에는 걸어서 왔다. 창룡문과 열기구가 밤에는 조명을 받아 노랗게 빛나는데 행궁 길 따라 쭉 이어진 것이 꽤 장관이었다.
뿌듯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음에 또 가서 새로운 도안에 작품 하나 뚝딱 만들어오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