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입니다
비 피해는 없는지
안부를 묻는 듯 앞 집
파란 지붕위로 회화나무꽃 나립니다
나리다 소리도 없이 하얗게 쌓입니다
다만
오소소오소소
저를 지우는 것들은
어쩌면 저리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을까요
이승에서의 마지막 숨을
거두어 가던 그도
그랬습니다
온 몸이 비에 젖어 아린 날이면
젖은 꿈 속에서라도 행여나
그를 만날 수 있지 있을까 쪽잠 속을 헤매도
목소리 한 잎 조차 들려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하나
그도, 꽃잎도
지워져 없는데도 또 오래오래 있는 것이라서
나는 늘
그의 기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