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3지구 남동 우체국엔
아마도
똑 나 같은 사람이 근무를 하는게야
우리 화단에도 있는
봉숭아, 분꽃, 채송화 몇그루가
올 해도 여전히
우체국 화단에 나란히 피어 있는 걸 보면
지날 적 마다
걸음 멈춰 가만히 들여다보다 보고 있자면
이상도 하지
마묵골 넘어
돌배로 배채우며 달음박질 치던
깨쟁이 청마국민학교 더디기 친구들이 보고싶어져
아무리 볼래도 이제는 볼 수 없는
몇년 전 생사를 달리한 용호도 보고싶고
성훈이며 미녀, 지연이
길남이, 희숙이, 순자, 미성이,용심이
내마음의 여름 색깔로 반짝대는
그 애들
문득
분꽃 향으로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가
봉숭아 분홍 잎에 꼭꼭
채송화 씨앗 같은 그리움을 눌러 쓰면
씩씩한 매미 소리 배달부
남동 우체국의 그 사람이라면
아마도
주소를 일일이 쓰지 않아도
알아서 하나하나 잘 부쳐줄 것도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