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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분 Dec 12. 2024

아마도

만수 3지구 남동 우체국엔

아마도

똑 나 같은 사람이 근무를 하는게야


우리 화단에도 있는

봉숭아, 분꽃, 채송화 몇그루가

올 해도 여전히

우체국 화단에 나란히 피어 있는 걸 보면


지날 적 마다

걸음 멈춰 가만히 들여다보다 보고 있자면


이상도 하지


마묵골 넘어

돌배로 배채우며 달음박질 치던

깨쟁이 청마국민학교 더디기 친구들이 보고싶어져


아무리 볼래도 이제는 볼 수 없는

몇년 전 생사를 달리한 용호도 보고싶고

성훈이며 미녀, 지연이

길남이, 희숙이, 순자, 미성이,용심이


내마음의 여름 색깔로 반짝대는

그 애들


문득

분꽃 향으로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가

봉숭아 분홍 잎에 꼭꼭

채송화 씨앗 같은 그리움을 눌러 쓰면

씩씩한 매미 소리 배달부


남동 우체국의 그 사람이라면

아마도

주소를 일일이 쓰지 않아도

알아서 하나하나 잘 부쳐줄 것도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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