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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졔졔 Jul 09. 2021

#책추천 숲과 별이 만날 때 - 글렌디 벤더라

힐링과 행복, 여행을 원한다면 바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길

 코시국에 잠시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 아니 여행이라기보단   살고  느낌이다. 요근래 한국 작가들의 .단편 ex. 장류진-달까지 가자, 최은영-쇼코의 미소 등을 주로 읽느라 외국 판타지 소설류는 접한지 한참 됐다. 영미 추리 소설 ‘익명의 소녀 야심차게 주문해봤다가 결말이  허무맹랑하게 끝나버려서 현타를 느끼고 그냥 요즘 유행하는 한국 소설을 찾아 읽어야겠다 결심했던 영향도 있다.

 만족스러운 외국 소설(특히 영미권 말이다. 일본 소설은 종종 읽는다)  찾은   됐기에 ‘숲과 별이 만날  책을  때도  기대가 없었다. 다만 평소 도서 구매로 자주 쓰는  ‘플라이북에서 평점이 좋길래 그냥 사봤다. ‘플라이북에선 구매 결제가 쉬워서   눈에 걸리면  고민 없이 지른다. ‘숲과 별이 만날 ’?  제목부터 ‘ 우주에서 왔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아이가 등장하는 소설 초반까지, ~ 판타지 소설이구나. 해리포터만큼 재밌다고? 제발 허무하게 결말이 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이 1가지만 소박하게 바랐다.


 *아래 글부턴 스포주의


  장장 551쪽에 이르는 책을  읽고  지금, “정말 최고의 !”이라고 말할  있다. 주관이 많이 담긴 평인 건 맞고 우리에게 깨달음이나 지식을 준다기보단 우리의 감정을 섬세하게 건드리고 크나큰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책이다.


 자신을 헤트라예(Hetrayeh)라는 은하에서 왔다고 소개하는 얼사  듀프리(Ursa Ann Dupree) - 이름을 full로 국.영문 다 쓰는 덴 이유가 있다 후후. 키니 교수 산장에서 조류학 공부를 하는  앞에 얼사라는 정체불명의 아이가 갑자기 등장한다. 열살 남짓 어린 소녀가 숲속에 혼자 버려진  보고 조는 당연히 경찰에 신고부터 했지만 경찰이 도착하는 순간 얼사는 숲속으로 도망가버린다. 경찰 역시 조의 말을 딱히 믿지 않으며  도움을 주지 않는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실종 아동 신고 사이트를 매일 확인하지만 얼사의 이름은 리스트에 뜨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사이, 조는 얼사와 함께 보내는 일상에 익숙해진다.

 “언니, 나 마시멜로 먹어도 돼?”

 “내가 구울래!”

 “응!”

 아이는 항상 밝고 천진난만하게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유방암 수술을 받고 회복한 지 얼마 안된 조는, 얼사를 만날 때만 해도- 잠시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둘러싸여 몸과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중이었다. 가슴이 없는 그녀를 두고 쑥덕거리는 대학원생들, 자신을 배신한 구 썸남, 똑같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등 그녀에겐 아물지 않은 상처가 많은 상태였다. 그런 조에게 얼사는, 조가 얼사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얼사로부터 조가 힘을 얻는 관계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리고 얼사를 계기로 친해진 이웃집 남자 게이브. 숲속 도로의 매대에서 계란을 팔던 그는 계란을 사고 파는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조와 급격히 가까워진다, 얼사를 같이 돌보는 과정에서. 같이 숲속에 유리멧새 둥지를 찾으러 가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저녁에 요리를 함께 만들고. 셋은 점점 더 가족보다 더 가까운 친밀감을 형성한다.

 이렇게 브런치 글을 적으면서도 수십 가지의 에피소드와 인물/관계도가 떠오르는데 모든 내용을 옮겨적을 수 없음이 아쉽다. 게이브라는 인물만 해도 그가 가진 상처/스토리가 많다. 꼬옥 내 글을 읽는 분은 이 책을 직접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가슴 속에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던 게이브는 조, 그리고 얼사와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고 갑자기 거리를 두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조는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자기 어머니 얘기를 꺼낸다.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대부분 후회한다고 말해요. 이렇게 할 걸, 저렇게 할 걸, 혹은 더 사랑할 걸, 하고 말이죠. 전 일말의 후회도 없어요. 정말로요.”


 게이브가 아무리 관계에 거리를 두려해도 조와 얼사는 계속 게이브에게 다가가고 그가 가진 상처를 진심으로 어루만져주고자 노력한다. 그가 2명의 아버지(자신을 낳은 아버지, 어머니의 남편인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누나 등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하나하나 극복할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모두가 게이브를 사랑했음을, 게이브가 유년 시절 받은 상처는  치유될  있는 것임을, 알려주는  과정이 너무 감동적이다.


 얼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캐릭터냐면,  책을 읽는 내내  세상에 얼사가 실재하는  아닐까? 이런 아이미국 어딘가에 살고 있을  같다- 느낌이 계속 들었다. 작가가 어린 여자아이의 말투를 어찌나 생생하게 담아냈는지 얼사가 마음 아파하면 나도 너무 슬펐고 얼사가 기뻐하면 나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얼사가 자신은 우주에서 왔다고도 했고  표지가 우주, 신비로운 일러스트다보니 당연히 이건 판타지 소설이겠거니 추측했다. 얼사가 조를 처음 만나 한 얘기가, ‘지구에서 5개의 기적을 보면 자신이 원래 살던 은하로 돌아간다. 지구에서 기적을 경험하는 시간은 마치 phD를 따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는데 그럼 마지막에 얼사가 지구에서 5개의 기적을 보았으니 이제 내가 살던 은하-헤트라예로 돌아갈게~! 라고 하며 끝나겠지? 그럼 그 이별 장면이 너어무 슬프겠다- 엔딩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조가 게이브, 얼사와 도시를 방문할 일이 있어서 함께 갔다가 키니 산장으로 돌아오는 도중 피자집 한곳을 들렀다. 얼사는 평소와 다르게 피자집에 가기 싫다, 차에서 내리지 않겠다, 집으로 제발 돌아가달라고 떼를 쓴다. 조는,  피자집이 게이브에게 아버지를 떠올리는 추억의 장소인 만큼 얼사가 양보해서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그녀를 설득한다. 얼사는 마지못해 피자집에 들어가지만 그곳에 있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그림 그리기에만 집중한다. [정확히 여기서부터  내용이 뭔가 쎄했다. 긴장감에 휩싸이기 시작..] 그러던 얼사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남자를 뚫어져라 응시하는데  남자 역시 계속 얼사를 보고 있었다. 남자는 전화 통화를 하다가 얼사가 있는 테이블을 훑어보고 피자집을 나간다. 이 분위기 뭐지? 하고 조와 게이브가 얼사에게 아는 사람이냐고 묻지만, “아냐. 저 사람은 날 본 게 아니라 문 위에 걸려 있는 걸 쳐다본 거야.”라고 얼사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그리고 , 게이브, 얼사는 키니 산장으로 되돌아가는데 어떤  차량이 계속 그들을 쫓아오는  감지했지만 집까진 따라오지 않고 골목길 앞에서 사라진다. 그래서 그들은 누군가 길을 잘못 들었겠거니- 생각하고 만다.

 .... 조와 얼사가 함께 키니산장에서 자고 있는데   개가 미친듯이 짖는  발견한다. 잠이  조가 얼사에게 갔더니 얼사는 엉엉 울면서 “언니 미안해,  못해서 미안해. 밖에 남자 둘이 있는데 그들이 언니를 죽일 거야.”라고 말한다. 조는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졌는데 그때 밖에서 총소리가 탕탕-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 둘이 집에 쳐들어오기 시작하고 조는 얼사를 빠르게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 다음에 창문을 통해 얼사를 빼내고 자신도 탈출할 궁리를 한다.

 이때 자기 집에서 자다가 총소리를 들은 게이브가 급히 달려나와 얼사와 조를 구한다. 결국엔 게이브의 총으로 범인 2명을  살해했지만 범인으로부터 얼사는 배에 총을 맞고  역시 다리에 총을 맞는다. 조가 다리를 절뚝이며 얼사에게 뛰어가 “사랑한다, “제발 죽지 말라 한다. 그러자 얼사는,

 “지구에서 다섯 개의 기적을 보면 헤트라예로 돌아간다고 했잖아. 이제 나 5개의 기적을 다 봤어. 언니가 나를 사랑한다고 한 게 마지막 다섯번째 기적이야. 난 이제 돌아갈게.”

 라고 말한다. 조는 오열을 하고 정신을 잃는데..


 여기까지로 끝났으면 진짜 예측한 대로 결말이 났네- 생각했을 거다. 그랬어도 전체 스토리가 영화 한 편 보듯이 맛깔났기 때문에 충분히 재미있던 책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근데 책은 여기서부터 한번 세게 판을 뒤집더라.


 알고 보니 얼사는, 우주에서  외계인이 아니었고 헤트라예(Hetrayeh) 거꾸로 하면 Earth 라고 읽을  있었으며 Ursa Ann Dupree 이름은 거꾸로 하면 Earpood Na Arsu 라는 그녀의 진짜 이름이 나온 거다. 즉, 얼사는 책에서 SF 판타지 역할로 나오는 인물 아니라, 어린 시절 부모가  세상을 떠난, 비극적 고아 - 실존하는 인물이었. 그녀의 아빠는 2 어린 나이에 그녀의 엄마를 만났는데 둘은 어린 나이에 아기를 갖게 됐고 양가의 반대를 피해 도망 친다. 도망쳐서  살면 좋았을 텐데 둘다 마약, 도박 중독이라 온전하게 아이를 키울  없었다. 아빠는 마약 중독된 상태에서 계곡에서 익사했고 엄마는 아빠가 떠난 뒤로 몸을 팔면서 마약을 계속 해온 거다(이를 진술하면서 얼사는 ‘엄마는 우리 집에서 파티를 한다고 했어’라고 말하는데 너무 슬펐다) 

 조와 얼사를 공격한 2명의 범인은, 얼사의 엄마에게 돈을 주며 성매매를  남성들이었는데 그중 한명이 어린 얼사에게도 ‘ 줄테니까 몸을 만지게 해줘. 어차피 너도 엄마처럼 창녀가  거니까.’라고 말하며 성폭력을 가하려고 했다. 그러자 얼사 엄마는 그를 의자로 공격하려 했는데 오히려 역공격을 받아 죽었고 얼사는  범행 현장을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피자집에서 얼사를  지켜본 남자는, 살인범 2명의 절친이었고 얼사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들에게 제보한 것이었다.

 엄마가 죽은 현장에서 도망쳐 나온 얼사는 우연히 어떤 트럭을 타고 조가 사는 키니 산장까지 오게 됐고 자신을 과거의 이어푸드와 분리해서, 얼사라는 새로운 인물로 만들어냈다. 이어푸드는 죽고 헤트라예라는 별에서 날아와 이어푸드의 몸에 살고 있는 얼사...

 

 결국 소설은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조가 원하던 대로 그녀는 얼사의 위탁모가 되어 얼사와 함께 살기로 하며 책은 끝이 난다.  책의 홍보 책갈피에 ‘판타지로 시작하는  보이지만, 살인사건과 미스터리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로 진화해 모든 독자를 만족시킨다. - 북리스트라는 평이 적혀있었는데  한줄만큼  책을  평가한 문장은 없을  같다.  역시 키니 산장에 놀러온 느낌, 영화 한편 보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책을 읽고 있었는데 마지막엔 거의 펑펑 우느라 계속  읽기를 멈춰야 했으니까.


 얼사라는 소녀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그녀의 밝은 에너지와 귀여움에 매료되었다가 그녀가 겪었던 비극적인 사건에 분노와 슬픔에 가득찼다가.. 이 모든 스토리를 551쪽의 책으로 모두가 읽어봤으면 좋겠다. 내가 줄거리로 담지 못한 수많은 디테일한 스토리에 울고 웃는 순간을 경험할 테니까! 이 책은 정말 정말 찐으로 추천!!


 최근 주문한 4권의 책을 거의 다 읽었으니 (무라카미 하루키 ‘일인칭 단수’ 단편이 조콤 남았다) 이제 또 새로운 책들을 주문해야지! 이 작가의 소설이 있으면 또 구매해봐야겠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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